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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몸소리말조아라, 굿놀이 무녀 조아라 1인극 ‘어쩔 수가 없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9/07 [10:29]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몸소리말조아라, 굿놀이 무녀 조아라 1인극 ‘어쩔 수가 없어’

편집부 | 입력 : 2015/09/07 [10:29]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프로젝트 그룹 몸소리말조아라의 멀티인터렉티브(multi-interactive) 굿 놀이 무녀 조아라의 1인극 ‘어쩔 수가 없어’를 관람했다.

 

‘어쩔 수가 없어’는 현재 배우이자 소리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아라가 1980-90년 대 코미디언으로 활약했던 부친 조정현을 소개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1인극이다. ‘어쩔 수가 없어’는 코미디언 시절 조정현의 유행어이다.

 

2015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지원사업 다원분야에 선정된 ‘어쩔 수가 없어’는 다큐멘터리, 연극, 판소리, 사운드, 비디오 등 여러 매체가 상호작용하는 형식(multi-interactive)을 취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관계들, 상황들, 그리고 삶의 굴곡들을 ‘조정현’과 ‘조아라’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프로젝트 그룹 몸소리말조아라는 공연예술의 기본이 되는 배우의 몸, 소리, 말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표현 방식을 탐구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공연단체다.

 

프로젝트 그룹 몸소리말조아라는 ‘불러주는 이야기’ ‘춘향가 반창’ ‘싸이코시스-커튼을 여세요’ ‘수궁가가 조아라’ 등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창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굿 놀이는 소극장 판의 극장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당에 관중을 집결시키고, 무녀와 악사가 굿판을 펼쳐 관객을 극장 안으로 인도를 한다.

 

무대에는 백색의 탁자와 의자, 그리고 동물인형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탁자마다 그 위에는 텔레비전 모니터가 한 대씩 놓여있다. 배경 쪽에 영상을 투사해, 인당수의 맴도는 물결과 조아라의 성장과정, 그리고 부친 조정현의 코미디언 시절의 방송활동과 뇌출혈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사연이 펼쳐진다. 무대 왼쪽 끝에 기술감독이 자리해 영상과 음악, 음향 등을 담당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무대 오른쪽 끝에 악사가 앉아 흥을 돋는 역할을 한다.

 

극장 입구 객석 제일 높은 자리에서 무녀 조아라의 소리가 시작되면 배경에 인당수 깊은 물의 맴도는 영상이 투사되고, 그 물 속에 아버지의 병환치료를 위해 심청이처럼 뛰어든 조아라의 모습과 그녀의 정지된 모습에서 이야기는 그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눈부신 활동을 펴던 코미디언 조정현의 모습과 그의 경제적 활동, 어려운 이웃을 돕던 행적이 공개된다. 그러다가 조정현은 40대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쓸어진다. 뇌출혈로 밝혀지고, 그 후 그는 동작이나 언어에 장애가 생겨 방송활동을 중단한다.

 

어린소녀시절의 조아라가 부친과 함께 텔레비전에 출연해 갓 배운 창과 판소리에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모습이 소개가 되고, 향후 조아라의 무녀로 성장하기까지의 노래, 춤, 소리 등을 혼신의 열정으로 익히던 과정이 하나하나 펼쳐진다.

 

배경 영상의 인당수의 물이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무녀 조아라를 물 밖으로 밀어낸다. 조아라는 향후 자신이 갈 길인 양, 무대 곳곳에 붉은 띠를 가로, 세로, 또는 대각선으로 펼쳐놓고는, 그 안에 들어가 모든 띠를 온몸에 동여매는 모습을 보인다.

 

대단원에서 조아라는 배경에 있는 퇴장 로의 문을 활짝 열고, 관객 모두에게 자신의 뒤를 따르도록 이른다. 악사가 입구에서 안내를 한다. 관객은 무대 뒤쪽의 좁은 통로로 해서 소극장 판의 분장실에 이른다. 그곳에서 관객은 무녀 조아라가 마련한 꽂이에 꽂은 팥떡 한 개 씩을 받아들고 퇴장을 하면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연출.작.공동구성.작창.퍼포먼스 조아라, 공동구성.드라마터그 김유진, 조연출.무대감독 마두영, 사운드 윤제호, 악사 민현기, 영상 이상욱, 다큐 영상 김은혜, 움직임 지도 이소영, 무대 서지영, 조명 최보윤, 의상.소품 김미나 등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프로젝트 그룹 몸소리말조아라의 멀티 인터렉티브(multi-interactive) 굿 놀이 무녀 조아라의 1인극 ‘어쩔 수가 없어’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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