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6.4 지방선거 세월호 심판론 실패

조기홍 | 기사입력 2014/06/05 [14:00]

6.4 지방선거 세월호 심판론 실패

조기홍 | 입력 : 2014/06/05 [14:00]


세월호 참사 평가 여야도 승리 없어

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결과는 세월호 참사의 파급력이 생각만큼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셈이 됐다.

앞서 새누리당은?세월호 사건으로 위기감에 사로잡혔으나 텃밭인 영남지역을 사수하고 야당이 우세하리라 평가됐던 인천 지역마저 깃발을 꽂는데 성공했다.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을 장악하며 균형을 이룬데다 222곳에 달하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여당이 절반이상을 장악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경기도 지역에서는 당선이 힘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을 당선시켰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각축을 벌였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시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앞세웠던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에 한 가운데 섰던 유정복 후보가 예상 외로 인천시장에 당선된 것에 대해 세월호 민심이 이번 선거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당내 지도부가 광주시장에만 총력을 다하며 경기와 인천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6.4지방선거에서의 경기-인천 패배와 관련, "광주 전략공천, 당력 광주 집중으로 경기 인천 등지 효과적 지원 못한 게 패인"이라며 당 지도부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또한 박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전략공천으로 인한 부작용이 전남북 지역 무소속 의원 대거 당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누리당의 정몽준 후보는 서울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15% 차이의 참패를 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먹칠을 하게 되었다.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 세월호 참사 ‘앵그리맘 표심 분출’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앵그리맘'의 표심은 교육감 선거를 좌지우지했다는 분석이다.

전국 17곳 중 무려 13곳에서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3위를 기록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당선은 막판 역전이라 불릴만큼 이례적이었다.

진보교육감의 이 같은 약진은 세월호 참사의 주요 희생자인 학생들의 교육을 뜯어 고쳐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교육감은 통일부장관 경력의 이재정 후보가 전교조 해체를 주창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 조전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 역시 진보 진영의 이청연 후보가 보수 성향의 이본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심판을 정치권의 변화 보다는 교육계의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야당이 내세웠던 세월호 심판론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결국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었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