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남성 보컬 그룹중의 하나인 엠블랙이 깜짝 쇼로 등장했다. 그 장소는 바로 서교동에 위치한 GS 자이 갤러리로, 지난 10월 10일 오후의 일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출현이어서, 장내는 금세 환호성으로 묻혔고, 수많은 카메라 셔터 소리로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었다.
당초 이 무대의 주인공은 레이크(Reik). 멕시코를 대표하는 밴드로, 오랜 기간에 걸쳐 큰 사랑을 받아왔단다. 그런데 엠블랙과의 인연이 꽤 깊다. 실은 지난 번 엠블랙의 멕시코 공연 때, 바로 이들이 한 무대를 꾸몄던 것이다.
엠블랙의 실력에 비해, 남미 시장, 그것도 꽤 큰 마켓을 갖고 있는 멕시코에서 지명도를 얻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미국 팝 문화의 세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데다가, 자국 출신의 가수들도 꽤 많다. 굳이 리키 마틴을 떠올리지 않아도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멀리 한국에서 온 보컬 그룹의 존재감이 쉽게 어필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바로 이때 레이크가 손을 내밀었던 것이다. 어쨌든 현지에서 큰 관심도 끌었고, 꽤 성황리에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그 반대 상황. 서울국제뮤직페어는, 한국의 대중 음악을 전세계에 널리 알림과 동시에 다양한 외국 음악을 수용한다는 이상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레이크의 초대는 당연한 수순으로, 바로 그 무대에 엠블랙이 빚을 갚으러 올라왔던 것이다.
어쨌든 K-Pop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또 넓어져가는 요즘, 이런 조인트 콘서트는 여러모로 가슴 뿌듯하게 한다. 단, 아쉽다면 엠블랙만의 무대를 갖지 못한 것. 하지만 본 공연의 주인공이 레이크인 만큼, 엠블랙이 너무 시선을 끌어도 큰 실례다. 이번의 짤막한 만남은 멋진 후일을 기약하는 이벤트로서, 팬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종학(blog.naver.com/johnlove)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