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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양적완화 축소 이후 한국경제 전망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9/23 [10:33]

미 양적완화 축소 이후 한국경제 전망

편집부 | 입력 : 2013/09/23 [10:33]


"美 양적완화 축소…한국 경제 긍정적 영향
현대硏 "양적완화 축소, 경기 회복의 신호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미국 출구전략과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조만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하면 한국은 해외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수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세계가 2008년 금융위기로부터 졸업하는 동시에 경기 회복이 본격 시작된다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세계에 공급되는 달러 규모가 작아지면서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 달러로 거래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자재 수출국은 외화수입이 증가한다. 따라서 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원자재 수출 가격을 인하한다.


가령 두바이유는 지난 6월14일 배럴당 102.14달러에 거래됐지만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두 번째로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이후인 같은 달 28일에는 배럴당 100.38달러로 하락했다.


양적완화 축소는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다우존스 주식 가격은 지난 1월2일 13,412.55에서 9월12일 현재 15,300.64로 상승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 금 가격은 같은 기간 온스당 1,687.9달러에서 1,330.4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지난 5월22일 이후 일시적으로 불안했지만 최근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6월 1,700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2,000선을 회복했다. 최근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원화는 강세를 보이며 9월12일 현재 달러당 1,085원을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월 2.9%에서 6,7,8월 각각 3.31%, 3.47%, 3.61%로 다소 상승했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도 비교적 여유가 있고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하는 등 다른 신흥국보다 상황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경기 회복은 한국의 대미 수출을 증가시킨다.
1991∼2012년 미국 경제 성장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상승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2.97%포인트, 전체 수출은 1.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세계 경기 회복에 발맞춰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혹시 모를 내수위축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금융시장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영향권에서 여타 국가보다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회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국시장으로는 되레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는 신흥국 위기가 불거진 지난달 하순을 기해 강세로 돌아서 1950선을 훌쩍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100원선을 밑돌만큼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증시 및 통화가치 급락으로 요약되는 인도·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신흥국과 차별화된 흐름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5천억 원을 순매수했고 채권시장에서는 1천억 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점차 가시화되는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다 소매판매액 지수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국내 경기가 회복의 전조를 보이는 데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도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번 달에는 "완만한 경기 개선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 1.1%로 9분기 만에 0%대를 탈출했으며 같은 기간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2.9% 늘어 2009년 2분기(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이 5일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평채 10년물을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한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대적 양호한 여건…"안전지대 아니다"
경기회복 가시화 금융시장 '선방'


또 한국이 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선진국의 출구전략에서 안전지대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대외 변수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국가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신흥국 위기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對) 인도 및 인도네시아 수출 비중은 2.2%, 2.5%에 불과해 큰 영향이 없지만 관련된 나라가 늘어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재정건전성이 떨어지는 나라를 중심으로 도미노처럼 붕괴하는 현상이 벌어진다면 한국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 하나다.


내재적인 부분에서는 민간의 경제 활력이 가장 큰 변수다. 상반기에 경기 회복세가 다소나마 감지됐지만 이는 정부의 재정지출에 따른 결과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간 부문에서 본격적인 투자·고용에 나서주지 않으면 하반기에 3%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목표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위험수준으로 성장한 가계부채와 사실상 정부 부채로 볼 수 있는 공기업 부채 역시 한국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미국의 출구전략을 한국이 견뎌낼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신흥국 위기가 증폭돼 태국·말레이시아 등으로 확대되면 한국 역시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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