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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스펙 안보는 '열린 채용' 확대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9/10 [00:59]

금융사, 스펙 안보는 '열린 채용' 확대

편집부 | 입력 : 2013/09/10 [00:59]

하반기 은행 채용 각양각색
개방형 채용방식이 중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이력 쌓는 것이 중요


[내외신문=아시아타임즈發 오세은 기자 ] 수익성 악화 여파로 신규채용 규모를 줄인 금융사들이 ‘스펙’을 보지 않는 등 다양한 채용방식으로 구직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금융권은 획일화된 채용법이 아닌 다양한 경험치와 계층의 사람을 아우르는 개방형 채용방식이 중점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스펙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전형 방법은 각 금융사별로 다르지만 주요 은행 중에는 서류전형 이후 필답전형(금융논술 포함)을 치르는 곳도 있어, 필답고사와 면접전형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취업 컨설팅 전문가들은 앞에서 언급한 ‘스펙’을 기본적으로 갖춘 뒤 모의투자대회나 투자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이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한국수출입은행은 올 하반기 전문직행원 채용에서 서류 전형이 없는 '스펙(specification) 초월' 채용을 실시한다고. 수은은 학력, 성별, 영어성적, 자격증 등 소위 말하는 '스펙' 없이 수은 업무 관련 주제에 대한 에세이 심사만으로 서류전형을 대체키로 했다.

 

이번 채용은 우선 특화된 전문성이 요구되고 평소 젊은 인재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수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남북협력기금 부문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향후 합격자들의 업무성과 분석 등을 거쳐 스펙초월 채용이 성공적으로 평가될 경우 다른 부문으로도 확대 실시키로 했다.

 

스펙초월 전형 지원자는 일반전형 원서접수가 끝나는 오는 11일부터 수은 채용 홈페이지(recruit.koreaexim.go.kr)에서 개인 식별 정보만 입력해 입행원서를 작성할 수 있으며, 같은 날 공개되는 기금 관련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수은 관계자는 "기존에도 수은은 학력,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해 왔으나 신정부 중점과제인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구현'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채용방식을 도입하게 됐다"면서 "소위 좋은 학교, 학점, 자격증으로 대표되는 기본 스펙이 되지 않으면 시험을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응시자들에게 꿈, 열정, 잠재능력, 창의력만 있으면 수은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5급 직원 1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농협은행은 5급 선발 시 학력이나 연령, 전공 등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5급에는 통상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들이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10월 중순께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채용 전형은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면접 순으로 이뤄진다. 최종 합격자는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인재상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최고의 금융전문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사람,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사람,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이다. 농협은행은 이런 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다양한 전형을 실시한다.

 

특히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에서는 ‘매장 상품 진열에 대한 개선점’을 돌발 과제로 제시해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했다. 심층 토론 방식의 면접에서는 시사, 경제, 금융 등을 주제로 지원자들을 10명씩 한 조로 묶어 1시간씩 자유롭게 토론토록 했다.

 

농협은행은 5급 직원과 별도로 특성화고 졸업자 1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3일까지 서류를 접수했다. 필기시험은 8일, 면접 및 신체검사는 23~29일 실시한다. 합격자 발표일은 10월15일이다.또 농협은행은 최근 여성 정규직 직원들의 임신, 출산휴가로 채용된 임시대체직 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들 2명은 계약기간 종료로 퇴직한 상태였지만 우수 직원으로 선발됐고 다시 근무하게 됐다.


부산은행은 2011년에 채용된 특성화고 계약직 사무행원 1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에도 19명을 새로 뽑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절차를 진행 중인 국민은행은 스펙 대신 소통능력, 팀워크,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입사지원서에 인문학 도서 관련 질문을 포함하고 필기, 면접전형에도 은행 업무 이외에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일부 은행에선 비정규직, 특성화고 출신, 산전후휴가 대체자 등을 잇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신규채용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이달 계약직으로 근무 중이었던 창구텔러 6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들 가운데 4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계장'이라는 직위를 주기로 했다. 아울러 올 하반기에 채용되는 창구텔러도 7급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또 보험사나 카드사들은 불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채용에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대형사들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작년에 비해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채용을 고려하지 않은 곳도 있다.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의 채용 규모가 큰 편이다. 올 하반기 80명가량의 신입 직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해상은 10월 초까지 입사지원을 받은 뒤 11월까지 면접 전형 등을 마칠 예정이다. 다른 금융사와 달리 별도의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한화생명은 면접전형을 중시한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이나 방법 등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그룹 금융 계열사와 공동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해 모집 인원이 다소 많아졌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라이프 통합 채용 형태로 총 90명의 신입 직원을 뽑을 계획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예년보다 어려워진 만큼 더 적극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자세를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성장률보다 고용률을 우선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고려해 신규채용을 늘리진 못하더라도 열린 채용을 강화하고 채용소외계층에 구직기회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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