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김수영의 실루엣이 일정 부문 보임”

강민숙 | 기사입력 2023/01/20 [00:24]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김수영의 실루엣이 일정 부문 보임”

강민숙 | 입력 : 2023/01/20 [00:24]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김수영의 실루엣이 일정 부문 보임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 발행인 배재경 시인이 10년 만에 시집 『하늘에서 울다』를 펴냈다. 배재경 시인의 이번 시집은 항일시와 제국주의, 사회비판시들을 모은 시집으로 평소의 시들과는 차별된 시편들을 모은 것이다. 이번 시집 하늘에서 울다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비행기로 40분이면 이동하는 손바닥만한 조국의 서글픔을 노래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강대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과 작은 나라임에도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진 분열의 사회성, 그러한 이분법적 고리를 오히려 조장하는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담아내고 있다.

 

시의 형식에는 왕도王道는 없다. 물론 전통적으로 음악성을 중요시하는 서정시,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서사시, 극적 효과를 나타내기 위하여 드라마틱하게 쓰여지는 극시 등이 있겠으나 ‘기사시’라는 형식을 가지고 나타난 시는 지금까지 드물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나는 ‘기사시’라는 형식을 굳이 의식하면서 배재경 선생의 시를 찬찬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선생은 내게 원고를 보내기 전에 “김준태 선생님! 좀 거칠지만, 사회적인 목소리가 담긴 것들이 많아... 지금까지 내 컴퓨터의 서랍에 묶어둔 것들을 버릴 수가 없어서 한번 시집으로 펴내려고 합니다”라고 말한 것을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독재자 히틀러 치하에서도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한 독일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같은 시인은 ‘시와 시인의 사회적 실천’을 문학함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을 기억한다.

 

 배재경 선생은 특히 일본문화에 대하여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노래방에서 불러 젖히는 일본문화, 일본식 일상어의 잔재인 ‘18번’을 꼬집는 것이랄지, 백화점에 걸린 욱일기(히노마루)를 철거하도록 만든 호주교민 양재현 씨를 그의 기사형태의 시 속으로 불러오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일제강점기 식민치하에서 일본군 ‘현지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여인(누이)들을 두고 ‘매춘’이라고 매도한 미국 하버드대학 ‘렘지어 교수’의 무지를 질타한다.

 

 배재경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지금은 거의 한국문학의 신화처럼 읽히는 김수영 시인을 생각해본다. 김수영은 시의 내용에서 뿐만이 아니라 형식에서도 한국 현대문학의 아방가르드요 개척자였다. 김수영의 시적 기법은 그만큼 모더니즘(원래 모더니즘은 문명비판적인 경향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그러나 시작은 가톨릭 정화운동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난, 모종의 개혁운동이었다)의 경향과 정치적 풍자가 강하다. 이처럼 배재경 시인의 시에서 김수영의 체취가 느껴진다. 거의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 거칠은 목소리가 툭툭 튀어나오는 것은 김수영의 실루엣이 일정 부문 비춰들었다.-김준태(시인)

 

 이번 시집을 묶으며 시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간의 시들과는 조금 다른 항일시와 미제국주의를 바라보는 시, 국민을 매물로 이전투구에만 눈이 먼 몰상식한 여의도 1번지를 비난하는 시 등 삐딱한 시선으로 담아낸 시들만 모았다.우리 시대에 아직도 이런 시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특히 최근의 정부는 국태민안이 아닌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분들만 모인 듯하다.

 

 우리의 70-80년대는 리얼리즘의 사회였고 문학도 그것을 담아내기 바빴다. 그 숨막히는 시대를 지나 개성주의 시대를 살아온 지도 어언 40여 년 사람을 사람이라 말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가 온갖 정신병을 앓아야 하는 시대로 다시 회귀하는 2022년 겨울, 대통령은 사실적 비판 보도를 한 특정 언론사를 팽치고 외유행이다.

 

‘한국의 문제는 대통령이다’라는 외신보도가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소녀들은 총을 들고 전장으로 나간다. 나라는 지키는 자가 없을 때 속박받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무조건 일본과 미국만 등에 업고자 하는 사대주의들이 활개치는 나라이니....아니 절망할 수 있으랴. 이 시집의 시들은 10년이 넘은 시, 최근 시 등 그간 짬짬히 울분으로 쓴 시들이 대다수다. 그래서인지 문학이 요구하는 상상력의 시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외면하기엔 현실을 부정하는 것 같아 내 시의 갈래길이기에 그냥 한자리에 묶어두고자 한다.

 

 

 

배재경 시인

 

배재경 시인은 경북 경주 출생으로 1994년 《문학지평》과 2003년 《시인》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가마문화」, 「문학지평」, 「작가사회」, 「문학풍류」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나비시회’ 회원 및 계간 《사이펀》 발행인 겸 편집주간이다. 시집으로는 『절망은 빵처럼 부풀고』, 『그는 그 방에서 천년을 살았다』가 있다.

 

이 기사 좋아요
문학박사/시인
  • 도배방지 이미지

  • 노희석 작가의 『은행나무 할아버지』,
  • 새해에는
  • 흐르는 물만이 그길을 알리라
  • 빛나는 것은 땅위에도 있다
  • 편지 1
  • 어머니, 49재
  • 배재경 「시인의 하늘에 울다」
  • 호명呼名
  • 삐걱거림에 대하여
  • 옆자리-효림 스님(시인)
  • 외로울 때-비가 6 서홍관 시인
  • 한 사람을 사랑한 사람-이종만 시인
  •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