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상 시인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
김수상 시인이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인 시인의 아포리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작가마을)를 출간했다. 이번에 펴낸 아포리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는 김수상 시인이 지금까지 시를 쓰면서 독서와 사유로 채워온 자신만의 시작노트이자, 삶과 문학에 대한 철학의 향기가 짙게 풍긴다.
새벽녘 문득 깨어나 잠을 설치거나 여행 중에 얻은 단상들이며 타인의 한 줄 싯귀에서도 시인의 감성은 반짝인다. 그 반짝이는 감성들을 잘 녹여내어 10여 년간 묵히고 삭혀서 365개의 단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쓰여진 시인의 단상에는 무수한 생각의 가지들이 우후죽순 자라나 세상을 덮는다. 그가 생각하는 세상은 온통 詩의 세상이다. 시의 세상이 곧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광활한 역사이고 우주가 된다.
무엇보다 시인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소화하고 토해놓는지 이번 산문집에 고스란히 담았다. 미사여구가 없는 진솔한 감성의 고백인 셈이다. 하여 김수상의 아포리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는 모든 시인들의 사유이자 시적 멘토이고 창작의 씨앗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인이 풀어놓는 시에 대한 상상은 찰지고 야무지다.
또한 김수상 시인의 아포리즘 『새벽하늘에서 박하 냄새가 났다』에는 저자의 감성적 산문에 맞는 다양한 사진들이 담겨 있다. 문인수 시인이 평소 즐겨 쓰던 모자며 강원도 철원의 정춘근 시인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통일시계, 피란기 근대문학의 공간역할을 했던 부산 남포동과 광복동, 용두산, 이중섭 화가가 쭈그려 앉아 담뱃갑에 그림을 그렸다는 골목길, 강진의 갯벌바다, 경주, 구미, 대구 등 다양한 곳의 사진들이 시인의 아포리즘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시인의 감성을 온전히 전달하고자 사진에는 아무런 설명을 넣지 않았다.
작가는 책 서문에 이렇게 쓰고 있다 “잠이 안 오는 새벽에, 한밤중에 쓴 단상(斷想)들을 10여 년 정도 모으고 버릴 것은 버리니 365개가 남았습니다. 1년은 365일이니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독자분들께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또 실패인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어떤 문장은 이미 시에서 써먹었고 또 다른 문장은 지나간 괴로움이기도 합니다. 기쁜 일과 슬픈 일에도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게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곳에 힘을 허비하지 않기로 다짐도 해봅니다. 인연생(因緣生) 인연멸(因緣滅)입니다. 솔숲의 좁은 산책길과 밤과 새벽의 막막한 시간들, 아직까지 저를 거두어주고 있는 모든 인연들께도 큰절 올립니다.”
김수상 시인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2013년 《시와표현》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랑의 뼈들』, 『편향의 곧은 나무』, 『다친 새는 어디로 갔나』, 『물구라는 나무』가 있다. 제4회 박영근 작품상과 제7회 작가정신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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