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숙 시인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
“문학의 떨림, 초록의 설렘, 초여름 밤을 수놓다”
강민숙 시인 북 콘서트가 2023년 6월 23일 강서구 다시서점(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33길 13, 1층 문화공간 OBOL, 9호선 신방화역 2번 출구)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열린다.
강민숙 시인은 올해 등단 32주년을 맞이한다. 이번 행사에서 강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채석강을 읽다』를 만난다. 시인은 생활에서 마주치는 검은 트라우마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불가마에서 그릇을 빚어내듯 옹골지게 시를 빚어낸다. 이런 시편들로 “문학의 떨림, 초록의 설렘, 초여름밤을 수놓다”를 주제로 북 콘서트를 진행한다.
강민숙 시인은 1994년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를 출판하여 34만부가 팔려 일약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었다, 이번에 다섯 번째 시집 『채석강을 읽다』를 중심으로 「생활의 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강 시인은 이번 북 콘서트를 통해 “독자와 함께 문학의 떨림을 눈으로, 귀로, 피부로 느끼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민숙 시인의 고향은 동진강이 흐르는 전라북도 부안이다. 동진강은 정읍과 태인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합류하여 부안으로 느리게 흘러 서해 바다와 합류하는 강이다. 그의 시집을 보면 그가 왜 ‘동진강 시인’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시집 『채석강을 읽다』는 총 4부 77편으로 구성되었고, 하나같이 주옥같은 시이다. 시집에는 시인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고향 동진강의 해 뜨는 아침이 있고, 소 몰고 돌아오는 저녁이 있다. 시 편마다 시인의 아버지를 비롯한 부안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시집 『채석강을 읽다』의 추천사를 쓴 신경림 시인은 “강 시인의 시는 쉽게 읽힌다. 시의 씨앗과 뿌리가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부안이라는 고향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강민숙 시인도 태어났다는 것을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부안 백산은 동학의 성지로 “앉으면 죽산이요, 서면 백산이다”라는 곳이다. 강 시인은 그 백산에서 흙과 바람 속에서 성장해 왔다. 그래서 강 시인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자연스럽게 눈을 떴고 부안의 산과 들, 바다, 그리고 부안 사람들을 자기 이야기로 소화하고 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강민숙 시인이야말로 ‘동학농민의 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훌륭하다는 말 밖에는 뭐라 달리 표현할 수가 있을까.”라고 했다.
또 다른 추천사에서 도종환 시인은 시집 『채석강을 읽다』의 소감을 이렇게 썼다. “동진 나루는 그냥 나루터가 아니다. 학당 고개는 그냥 고개가 아니다. 부안 들판도 그냥 들판이 아니다. 약탈과 야만에 맞서 온 고개이며, 가족을 지키고 양식을 지키던 뼈저린 들판이다. 나루터 물길을 따라 걸어 오르다 보면 사람들의 눈물이 밟히고, 썰물 같은 아픔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곳이다.”, “지나온 사연 / 지나온 우리 /발자국이 쌓여 / 산이 된” 곳이며, “땀방울이 모여 / 강이 된” 곳이다.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농민들의 이글거리는 목소리가 혁명의 불꽃으로 타오르던 곳이다. “변산에서 새만금까지 / 곰소에서 직소까지 / 어디 하나 숨결이 끊이지 않는 / 곰삭은 젓갈 내음 / 정에 푹푹 익고 익어 / 흥건히 젖어 들고 있는” 삶의 현장이다. 이번 시집 『채석강을 읽다』에는 시인이 고향을 노래하는 시로 가득하다.
이날 북 콘서트는 시 낭송과 노래와 춤이 어우러져 신록의 초여름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북 콘서트는 김동기 수필가(문학 교과서 저자. 신소설 작품선, <혈의 누 · 모란봉> 해설)의 사회로 진행되며, 축사는 박관서(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시인, 강욱천(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 시인이 맡는다.
시 낭송 순서에서는 시낭송의 대모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 장기숙 시인이 강 시인의 「못」 「차마고도」를 낭송 한다. 이어, 문학 행사의 사회자로 잘 알려진 장충렬 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이 「밤하늘에도 상처가 있어요」 「솟대의 꿈」을 낭송하여 시인의 외로움과 아픔을 위무한다.
무대에 시가 흐르는 동안에는 거리의 춤꾼 윤해경이 시의 의미를 더해주는 시무(詩舞)가 펼쳐질 예정이다. 춤꾼 윤해경은 지난 5월 이태원 참사 200일이 되던 날에 진혼무로 희생자의 넋을 위무하는 춤을 공연하여 관객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어지는 시 낭송으로, 최대남 시인이 그의 시, 「기억 죽이기」 「돌아보지 마」를 낭송하여 시집 안에 한으로 박혀있는 투라우마를 세상 밖으로 불러낸다. 오정후 시 낭송가가 강민숙 시인의 시 「우물」 「빈집」을 낭송한다. 시 「우물」은 어느 날 우물 속에 돌이 던져져서 밖으로 나올 수 없이 우물과 한 몸으로 살 부비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과 애환을 노래한 시다.
이날 이색적인 코너로 가수 장정희가 강민숙 시인의 시 「백산에 올라」 「민달팽이」에 곡을 붙여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청중에게 흥을 선사한다. 축가를 맡은 임종환 교수는 박화목의 시 「망향」, 박기동의 시 「부용산」을 부른다. 축하 연주로 수필가이자 연주가인 김정숙 선생이 팬플롯으로 andante andante와 오카리나 연주로 「모란동백」을 선사한다.
강민숙 시인 약력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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