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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현장보고서[부모님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학교 폭력]

정훈철 | 기사입력 2013/04/05 [12:47]

학교폭력 현장보고서[부모님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학교 폭력]

정훈철 | 입력 : 2013/04/05 [12:47]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성에서 벗어나고 인성교육 확립을 위해 학교폭력방지를 학부모와 선생님, 국가정책적 실행을 통해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학교폭력 현장보고서를 시리즈로 작성하고자 한다.

 

 

학교폭력 현장보고서① - 부모님편

부모님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과 학교 폭력

 

청소년들의 자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일상의 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최근 3월 11일 오후 7시 40분께 ‘중학교 때 친구들에게 폭력, 금품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등을 당했으나 학교에 설치된 CCTV가 무용지물이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경북 경산시 자신의 아파트 23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으며 유서에 학교폭력에는 CCTV가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을 꼬집으며 안타까운 목숨을 버렸던 사건이 있었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경산 고교생 자살 사건 등 이런 학교폭력의 모습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성적 수치심, 빵셔틀, 신체적 구타, 정신적 학대, 사이버 테러 등 학생들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모습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고, 이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학교 폭력의 이면에 담고 있는 부모님, 선생님, 학교, 사회에 대한 모습들을 보면서 반성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갈 수 있는 길도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 첫 번째, 우리 사회의 부모님들의 모습이다.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학교 현장에서 본 부모님들의 모습은 가장 해결하기 힘든 답답한 면이 참 많다. 이런 부모님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부모님들에 대한 진단을 내려 보고 반성해야 할 시간을 갖고자 한다.

그 이유로 먼저, 부모님들은 너무 바쁘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다 삶의 현장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한 부모님들이 너무도 많다. 약간 과장이 더해진 면은 있지만, 매일과 같이 쏟아져 나오는 부동산 정책들과 전세금 올려주기, 물가 인상, 거기에 교육비 등... 부모님들은 이런 것들을 해 나가기에 너무 바쁘다. 이런 바쁜 생활 속에서 자식들에게 먹고 입히기에도 부족한 시간들 속에서 자식들의 마음까지 헤아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없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이 아이에 관한 상담을 요청해도 바쁜 시간에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왜 학교까지 불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을 쏟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이 그렇게 바쁘게 사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식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면서 살만큼 이 시대는 바쁜 시대인 것은 확실한가 보다.

 

둘째, 부모님의 경제적인 사랑이 최고라는 잘못된 사랑 방법이다. 부모님이 가장 자식을 사랑해주는 방법은 경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돈을 들여 좋은 학원 보내주고, 전 국민이 다 좋아하는 노스페이스 옷 사주고, 비싼 가방 사주고, 용돈 많이 주고... 이런 것들이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자식 사랑이고, 부모님의 확실한 자식 사랑 방법이다.

 

우리나라 많은 부모님의 꿈 중 하나가 시집 장가가는 자식에게 비싼 집 한 채 사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만큼 자식 사랑이 경제적인 부분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모님의 이런 끔찍한 자식 사랑에 대해서 자식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채워지지 않는 깊은 욕망 속에서 남과 비교해 더 편하고 남부러울 것 없이 살고 싶어 하는 마음 가득, 하지만 진정한 행복과 감사함은 느끼지 않는다. 부모님이 주는 사랑의 결실인 것이다.

 

셋째, 내 자식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랑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언론에 나올 만큼은 아니지만 소소한 학교 폭력이나 언어 폭력, 사이버 폭력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 쪽 부모님이 첫 번째로 보이는 반응은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 ‘선생님이 이런 일로 인해 우리 아이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같게 되면 어떻게 하나?’. ‘피해 아이가 그럴 만한 아이라고 하더라’, ‘나는 내 아이의 말만 믿는다’ 등의 반응이다. 거의 대부분의 부모님에게서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미안하다’, ‘죄송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기가 힘들다.

 

얼마나 안타까운가  학교 폭력을 당한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떨까와 같은 역지사지의 마음을 절대 갖지 못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부모님들. 가장 가슴 아픈 부분 중에 하나이다.

 

넷째,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제대로 된 모델링이 되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들은 내가 꿈꾸고 싶은 사람은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 찾는다. 부모님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 얼마나 경제적으로 사느냐, 명예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무리 힘든 역경에도 어려움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님에게서 자신의 꿈을 키운다. 능력이 많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성실함을 배운다.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의 화목을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배려를 배운다. 우리 부모님들, 자식들에게 제대로 된 모델링이 되어 주고 있는가  묻고 싶다.

부모님들의 이런 모습들이 대한민국 학교폭력 현장에서 ‘무죄’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SBS에서 ‘밥상 머리의 작은 기적’이라는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밥상머리 교육’에 대한 책으로도 출간하기도 했다.

 

얼마 전 감성다큐 ‘자녀의 미래를 바꾸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프로도 나왔다. 우리 부모님이 자식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자식 뒤에는 그 자식보다 더 훌륭한 부모님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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