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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탄소 전력 사상 최대…전력망 구축 비상.

전력망 연결 허가 지연과 투자의 필요성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감소
 2024년 상반기, EU 전체 전력의 74%가 무탄소 전력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4/07/12 [11:07]

유럽, 무탄소 전력 사상 최대…전력망 구축 비상.

전력망 연결 허가 지연과 투자의 필요성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감소
 2024년 상반기, EU 전체 전력의 74%가 무탄소 전력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4/07/12 [11:07]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의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약 74%가 무탄소 전력으로 집계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EU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 기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전력 산업 연맹 유렉트릭(Eurelectric)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상반기 EU 전체 전력 생산의 74%가 무탄소 에너지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 중 50%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에서, 24%는 원자력에서 생산됐다. 석탄 발전은 전체 전력 생산에서 9%, 가스 발전은 13%를 차지해 EU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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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발전 전경 그린 수소 (green hydrogen) 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으로 생산되는 수소로, 전기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혀 없으므로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다.    

 

유렉트릭의 크리스티안 루비 사무총장은 “유럽의 전력 생산이 이토록 낮은 탄소 배출량을 보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유렉트릭은 유럽의 에너지 믹스 변화를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재생에너지의 빠른 보급을 꼽았다. EU는 2023년에만 56GW의 새로운 태양광 발전 용량을 확충했으며, 이는 단일 연도로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16GW의 새로운 풍력 발전 용량을 설치했다.

 

유럽의 전력 수요 감소도 큰 몫을 했다. 2024년 상반기 EU의 전력 수요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인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을 경험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는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에너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한편, 유렉트릭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유럽의 기후 목표 달성과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노후화된 전력망이 변화하는 에너지 믹스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벨기에 전력망 운영업체 엘리아는 최근 급증한 태양광 발전 용량으로 인해 저렴한 에너지가 과잉 공급되는 기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력망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 사무총장은 정책입안자들에게 재생에너지의 더 큰 용량에 대처하기 위해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유럽 풍력산업협회 '윈드유럽'(WindEurope)은 수백 기가와트(GW) 규모의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유럽 전력망 연결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러한 지연이 녹색 에너지 전환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전력망에 대한 접근성은 현재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윈드유럽의 CEO인 자일스 딕슨은 "시스템이 막혀 수백 기가와트의 풍력 발전소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폴란드, 스페인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잠재 용량이 500GW가 넘는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전력망 연결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와 영국은 각각 100GW가 넘는 잠재적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통 연결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42.5%를 재생 에너지원에서 얻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는 현재 220GW인 풍력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425GW로 확대해야 가능하다. 윈드유럽은 재생에너지 유입 증가에 대비해 전력망 확장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출시 준비가 된 프로젝트가 신속히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신청서를 필터링할 것을 촉구했다. 현 관행에서는 계통 연결 평가가 가장 성숙한 프로젝트(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프로젝트)순이 아닌, 선착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전력망과 안전한 에너지 전환(Electricity Grids and Secure Energy Transitions)' 보고서를 발행하고, 전세계적으로 전력망 용량이 풍력 및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술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연간 6000억달러(약 814조89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만약, 전력망 관련 지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지난 2015년 파리 협정에서 수립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1.5도 상승 제한'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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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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