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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 문화재 훔친 일당 검거

안상규 | 기사입력 2012/02/15 [16:42]

보물급 문화재 훔친 일당 검거

안상규 | 입력 : 2012/02/15 [16:42]


대전지방경찰청은 15일 관리가 허술한 사당과 고택 등에서 훔친 보물급 문화재를 보관하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뒤 장물업자를 통해 반출한 일당을 검거하고 이중 백모(63)씨 등 4명을 문화재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박모(61)씨로부터 홍치6년 분재기(재산상속문서)와 한강 정구선생의 교지, 도은 이숭인의 도은선생 문집 목판 등 9400여 점을 구입해 보관하다 장물아비를 통해 판매한 혐의다.

또 황모(53)씨 등 3명은 백씨로부터 작물을 구입해 시중으로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빼돌린 문화재 중 보물급 문화재가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한강 정구선생의 교지의 경우 1594년 선조 27년 임명, 임진왜란 전·후 작성된 것으로 400여 년 전 시대적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귀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훔친 문화재 중 고문서의 경우 낙관을 잘라내고 위조낙관을 붙였으며 목판 등은 제목을 알 수 있는 문맥을 도려내 보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백씨는 절도죄의 공소시효가 7년인 점을 악용해 문화재를 보관해 왔으며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학교 도서관에 문화재를 기증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백씨는 2000년 7월 한 대학교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재 일부를 기증하고 위탁 보관하고 싶다'고 접근해 11000 여점의 문화재를 보관해 왔으며 공소시효가 끝난 2010년 보관중이던 문화재 중 9400여 점을 반출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이에 대학교 측은 학술 연구자료 활용 등으로 사용키 위해 백씨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해 왔으며 백씨의 고택에 정리된 문화재를 직접 확인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박씨가 1995년 4월12일 경북성주군 수륜면 천주 정씨 문목공파 종택에서 한강정구 선생의 교지 85점과 문집 300여점을 훔치는 등 1974년부터 1997년까지 17곳의 사당과 고택 등에서 시가 50억 원 상당의 문화재를 훔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작물은 백씨 등의 판결이 확정 된 뒤 주인들에게 인계할 예정이다"며 "공소시효를 악용해 보관 뒤 유통하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법 등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재사범 전담수사 양성 등을 통해 수사역량을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문화재 유통경로 등을 확인해 4500여점의 문화재를 회수 했으며 문화재청 감정관실과 경성대학교 한문학 교수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문화재 내용과 지명, 이름 등을 확인, 전국 17곳의 문화재 주인에게 인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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