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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RSF) 한국언론 다른산업에서 인수 문제 있어..지수는 4단계 하락: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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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RSF) 한국언론 다른산업에서 인수 문제 있어..지수는 4단계 하락

한국은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는 그룹인 ‘양호함’에 속해

박근종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3/05/10 [11:38]

국경없는기자회(RSF) 한국언론 다른산업에서 인수 문제 있어..지수는 4단계 하락

한국은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는 그룹인 ‘양호함’에 속해

박근종 칼럼리스트 | 입력 : 2023/05/10 [11:38]

[내외신문=박근종 칼럼리스트]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 │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43위보다 4단계나 떨어진 47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 5월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전 세계 180개 나라를 대상으로 집계한 ‘2023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했다. 1위는 노르웨이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아일랜드, 3위 덴마크, 4위 스웨덴, 5위 핀란드 등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이 10위권 내에 들었다.

 

RSF가 매년 평가하는 세계 언론 자유 지수는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 등 5등급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는 그룹인 ‘양호함’에 속한다. 이 그룹에는 우리보다 불과 2단계 높은 45위 미국, 15위 캐나다, 21위 독일, 24위 프랑스, 26위 영국, 27위 호주, 36위 스페인 등이 있다. 40위권에서는 40위 아르헨티나, 41위 이탈리아, 42위 크로아티아, 43위 도미니카, 44위 통가, 46위 잠비아 등으로 한국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일본은 68위, 중국은 179위, 북한은 180위로 지난해에 이어 꼴찌다. 한국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70위로 바닥을 찍은 뒤 문재인 정부(2018~2022년) 들어 41~43위를 유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자유’를 유달리 강조해온 현 정부 출범 1년 만에 다시 전년 대비 4단계나 주저앉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적대적 언론관’을 고려하면 언론 자유가 더 후퇴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해 RSF는 “언론계가 아닌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언론 매체를 인수하며 이해 상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언론 자유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며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는데 언론중재위원회 2020년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언론 소송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언론인들은 때때로 온라인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괴롭힘은 전화, 문자, 이메일을 통해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인터넷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법적 조치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라고 했다.

 

RSF는 한국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선두 주자인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와 다원주의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전통과 기업의 이해관계로 인해 언론인들이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평가한 데 이어 “정보의 자유에 관한 한국의 법률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만, 명예훼손은 여전히 이론상 7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라며 “언론사가 보도할 때 개인이나 기업의 이름과 같은 기사의 주요 세부 사항을 생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미디어가 처한 경제적 여건에 관해서는 “한국의 기자들은 비교적 독립적인 편집 환경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회사 수익은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광고는 편집 라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한국의 언론사들은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라며 “한국 언론인들이 때때로 온라인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사진/박근종 칼럼리스트    

 

 

윤 대통령은 취임 초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도어스테핑(Doorstepping │ 출근길 약식문답)’ 시행으로 호평(好評)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대통령 방미 중 비속어 파문을 처음 보도한 MBC에 대해 “동맹을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 했다.”라며 공격했고, 그해 11월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중단했고, 새해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이후 대통령은 기자와의 문답 없이 한 방향의 국무회의 생중계나 외신 인터뷰로 국민과의 소통을 대체하고 있다. 국정 책임자가 언론과의 직접 대면을 피하다 보니 국민의 ‘알 권리’가 충족될 리는 만무하다. 다행히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일 대통령실 경내 파인그라스(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취임하고 여러분과 매일 봤다. 그런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지 않냐”라며 언론과 만남을 자주 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현 정부는 최근 들어 언론에 ‘가짜뉴스(Fake news)’ 프레임을 씌우려 들고 있는 듯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민주주의 정상회의’ 모두발언, 지난 4월 6일 제67회 신문의날 축사, 지난 4월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등에서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라는 말을 연달아 언급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가짜뉴스에 많이 시달려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고 권력을 가진 측이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해악은 가짜뉴스 못지않게 소통 의지가 없는 권력이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불순한 의도나 음해와 폄훼 목적을 지닌 가짜뉴스는 어느 사회 어느 시대나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이제 그 확산 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이는 다시 가짜뉴스를 확산코자 하는 동기를 확대하고 저의를 강화한다. 아예 없었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조작하거나 허위 정보를 사실인 듯 포장해 유통하는 ‘가짜뉴스(Fake news)’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인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그리고 웹사이트 알고리즘(Algorithm)이 선별적으로 어느 정보를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지를 추측하여 동의하지 않는 정보로부터 분리될 수 있게 하면서 효율적으로 자신만의 문화적, 이념적 거품에 가둘 수 있게 하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 뉴스 생산과 소비의 기회를 확대하고, 뉴스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검색엔진, 뉴스 수집 서비스,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뉴스 소비는 다양한 경로로 분산됐다. 흔히 가짜뉴스의 진원지를 음험한 의도를 가진 ‘인터넷 폐인’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이제는 정치인, 언론인 등 이른바 ‘지성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품격 높은 사람들조차도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다분히 자신의 또는 자기 집단이나 진영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조직적 필요와 고려에서 의도적 프레임(Frame)을 씌우고, 수사학(Rhetoric)으로 포장하고, 이념적 갈등을 조장하고, 편 가르기 진영논리로 대립하여 이를 보다 유리한 국면을 선점하려는 기획되고 의도된 치졸하고도 비열한 저급 책략은 제발 그만둬야만 한다.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 │ Anti-intellectualism) 극복은 제도뿐만 아니라 정치인의 정제된 발언, 진실을 밝히는 언론, 뉴스를 분별하는 국민의 지성 등 국가 전체적인 성숙도와 국민 의식과 연결되는 사안이라는 측면에서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 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는 초유의 힘이 양질의 저널리즘(Journalism)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저널리즘 자체를 약화하는 데 사용되어선 결단코 아니 될 일이다. 혐오와 차별에 대한 허황한 욕망의 강도에 비례하여 크면 클수록 조회수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돈이 불어나는 현재의 구조와 시스템도 개선되어야 한다. 가짜 콘텐츠 산업에 의해 위협받는 저널리즘이 더는 없도록 허위의 시대의 막은 내려야만 한다. 언론이 국민 화합과 국론 통일을 이끄는 소통의 통로로서 편향되거나 왜곡됨 없이 바르고 신속한 보도와 건전한 미래 지향적 여론 형성으로 ‘언론정도’를 걸을 것은 물론이거니와 ‘불편부당 정론직필의 공기’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세계 언론자유 지수는 브라질의 18계단 상승, 세네갈의 31계단 하락과 같은 전례 없는 엄청난 변동성을 보여준다.”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불안정성은 많은 국가에서 당국의 공격성이 증가하고 소셜 미디어 및 오프라인에서 언론인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한 결과”라며 “변동성은 허위 정보를 생산 및 배포하는 가짜 콘텐츠 산업의 성장 결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는데 이 대목에서 허위 정보 생산 및 배포는 당연히 근절되어야 하지만 기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를 되뇌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을 가리켜 흔히들 ‘워치독(Watch dog │ 감시하는 개)’이라 지칭(기자를 개로 보는 취지 아님)하는 데 항상 권력을 감시하고 잘한 점은 잘 한대로 칭찬하고, 못한 점은 못한 대로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일진 데 권력과 영합하여 ‘가드독(Guard dog │ 보호하는 개)’으로 전락하는 일부 기자에 대한 ‘기레기’란 표현이 왜 나오는지에 대한 성찰도 병행해서 말이다.

 

지난해 8월 17일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뜻’을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라며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국민의 뜻,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약 21분 동안에 ‘국민’을 무려 19번이나 언급했다. 특히, 질의응답에서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으로부터 날 선 비판과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에 꼭 들어맞는 언론관이자 국민으로부터 쌍수를 들어 환영받을 만한 훌륭한 비전이다. 그런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올해 초 신년사도 낭독으로 갈음한 데 이어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도 열지 않는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까다로운 질문에 답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수시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는 바로 언론이며 윤 정부의 성공 여부는 언론과의 친화력에 달려있다. 취임 초 도어스테핑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초심을 살려 취임 1주년의 소회와 향후 4년의 국정 의지를 담은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라도 열고 의견을 나눈다면 진정한 소통의 출발점이 될 것은 물론 언론과의 대립과 냉소에서 화합과 미소로 정국을 전환 국정을 견인하는 첩경이 분명하다. 소통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나는 너의 가슴의 언어로 너는 나의 영혼의 언어로 서로 나누며 가슴의 공명과 영혼의 울림을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소통은 상대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간구와 갈급을 내 가슴으로 가져와 나의 사랑과 열정으로 태우고 녹여 상대를 감동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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