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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회장 지배구조 강화 절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9/23 [09:56]

롯데 신동빈 회장 지배구조 강화 절실

편집부 | 입력 : 2013/09/23 [09:56]


그룹의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가 형제간 지분경쟁 불씨 
[내외신문=아시아타임즈發] 김재홍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의 잇단 계열사 지분 매입이 두 형제의 ‘지분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두 사람의 지분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아울러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를 보이고 있는 롯데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간 순환출자금지, 엄격한 금산분리 등 경제민주화법이 강화될 경우 롯데그룹의 경영책임을 맡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지배구조가 취약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신동주 부회장이 맡고 있는 일본롯데의 규모가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그룹의 10분의1에 불과한 점도 신 부회장의 한국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신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의 핵심고리인 롯데쇼핑의 지분율 13.45%로, 신 회장의 지분 13.46%에 비해 불과 0.01%포인트 적게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통해서도 9.5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신 회장의 아성인 롯데쇼핑의 경영권을 넘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환상형 순환출자구조가 지분싸움 ‘불씨’=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기업수가 200개를 웃돌 정도로 다른 그룹에 비해 매우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적은 지분(전체의 0.05%)로 그룹을 지배하는 다소 기형적인 경영형태를 유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는 롯데쇼핑, 롯데카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환상형 형태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의 지분 92.54%를 보유하고 있고, 다시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59%를,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지분 4.26%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은 또 롯데제과의 지분 2.96%를, 롯데제과는 롯데쇼핑의 지분 8.52%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순환 출자의 핵심고리인 롯데쇼핑의 최대 주주로 14.5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가 순환출자금지법이나 금산분리법을 강화할 경우 환상형 불안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신 회장의 입지는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쥐고 있음에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려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자본이 보험, 증권, 카드 등 제2금융권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산분리확대법이 현실화된다면 롯데는 경영권 등 지배구조 전체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는 10개이다. 지난해 롯데의 금융계열사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3개에 불과했지만 불과 1년 사이 각 지역의 선불교통카드 사업을 담당하는 (주)마이비, (주)이비카드, (주)인천스마트카드, (주)한페이시스, 경기스마트카드(주), 부산하나로카드(주), 충남스마트카드(유) 등 7개의 금융계열사를 추가로 편입시켰다.
금산분리가 강화되면 롯데의 2금융권 의결권 제한이 현실화되고 신 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력 약화도 불가피하다.


신 회장이 지난 3월 롯데쇼핑 대표이사직에서 7년만에 물러나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롯데쇼핑의 경영권이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 것도 지배구조 변화의 조짐으로 해석된다.


◇실질적 지주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 신동주
=실질적으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1대 주주가 일본롯데의 신동주 부회장인 것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신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신격회 명예회장)는 호텔롯데 지분 19.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의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신 부회장의 지배권 아래 있는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상당 부분을 보유하는 등 그룹 전체를 아우르며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38.34%), 롯데상사(34.64%), 롯데물산(31.07%)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각각 27.72%, 26.60% 갖고 있다.


호텔롯데는 또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인 롯데쇼핑의 지분 9.58%를 보유해 신 회장, 신 부회장에 이어 3대 주주이며, 롯데알미늄 지분을 12.99%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의 2대 주주로 지분 13.64% 갖고 있다.


호텔롯데는 이밖에도 롯데제과(3.21%),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삼강(8.60%), 롯데리아(18.77%), 롯데정보통신(2.9%), 대홍기획(12.76%), 롯데자산개발(7.19%), 롯데카드(1.24%)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1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물산(56.99%), 부산롯데호텔(46.62%)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신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롯데쇼핑 지분 13.45%를 갖고 있으며 롯데역사(8.73%), 롯데제과(3.57%), 롯데칠성음료(2.83%), 롯데삼강(1.93%), 롯데캐피탈(0.53%), 롯데카드(0.24%) 등 계열사의 주식을 상당히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은 규모와 매출액에서 한국 롯데의 10분의1에 불과한 일본 롯데홀딩스와 자신의 계열사 지분을 통해 한국 롯데그룹 신 회장의 경영권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호텔롯데는 환상형이 아닌 대부분 수직형으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 해소 후에도 그룹 내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반면에, 롯데쇼핑을 통해 롯데그룹 지배권을 갖고 있는 신 회장은 순환출자 해소와 함께 지배권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증권업계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을 책임지고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맡는 방식으로 경영권이 승계됐지만 지분구조 변화에 따라 경영권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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