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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한 서린 규슈 세계문화유산 등재 안돼

편집부 | 기사입력 2013/08/22 [15:42]

강제징용 한 서린 규슈 세계문화유산 등재 안돼

편집부 | 입력 : 2013/08/22 [15:42]

문병호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은 부끄러운 역사
 
[내외신문=아시아타임즈發]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21일 보도자룔르 통해 “일본은 한국인 징용자의 한이 서린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수많은 한국인들이 강제징용으로 고통 받다 쓰러져간 규슈와 야마구치 지역의 조선소, 탄광, 항만 등을 ‘규슈-야마구치 근대화 산업유산’으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일본 언론 등에 의하면, 일본 수상 산하의 내각관방이 ‘규슈-야마구치 근대화 산업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한데 이어,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지정된 후에도 생산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항만법, 경관법 등 별도의 법률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민간단체가 추진하던 세계문화유산 등재운동에 일본 정부가 직접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규슈-야마구치 지역은 일본이 아시아, 태평양 주변국을 침략하기 위한 무기와 군수물자를 생산하던 곳으로, 이를 위해 한국인과 중국인 그리고 연합군 포로들이 강제 노역에 시달린 장소다.
문 의원은 “우리 민족의 강제징용 한이 서린 이런 지역을 산업 근대화란 이름으로 미화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의 행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에 대한 미화와 맞물려 대단히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 정부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규슈-야마구치 지역의 강제동원 작업장은 845곳이고, 이 지역에 끌려간 한국인 강제 동원 피해자는 모두 3만7천393명이다. 이 중 현지에서 2512명이 사망했고, 675명이 행방불명됐다.
?특히, 대표적 전범기업인 미츠비시(三菱)가 운영한 나가사키 조선소에서는 강제 징용당한 한국인 4700명 중 1600명이 원폭 투하로 사망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2009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규슈-야마구치 근대화 산업유산’을 포함시키면서 이런 역사적 사실은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일본은 비(非)서구 국가로는 처음으로 산업 근대화에 성공했고 단기간에 압축 성장을 했다.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은 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독일의 경우 1979년에 ‘전쟁의 참상과 인류에 대한 범죄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음에도 또다시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정부와 기업은 이미 1950년대부터, 주변국의 국민들에게 자행했던 강제노역 등에 대해 88조원을 배상해 왔고, 2000년에는 동유럽과 구 소련지역의 국민들에게까지 배상하기 위해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만들어 8조원을 배상했다.
독일이 참혹했던 만행의 현장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존한 것은 자국민들이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이었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진실한 사죄와 실질적인 배상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본은 침략전쟁과 주변국에 대한 만행은 은폐한 채, 오히려 이것을 근대화의 산물이라며 미화하고 있다. 또, 미츠비시 등의 일본 전범기업들은 일제강점기 동안 자행한 수탈과 강제징용을 배경으로 성장했음에도 그에 따른 배상은 외면하고 있다.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은 일제의 노동착취에 시달리다 처절하게 숨져갔던 한국인 징용자들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인 만큼, 일본 정부는 역사적 진실을 감춘 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해서는 안 된다.
문병호 의원은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와 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만행과 수탈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죄하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자기반성과 실질적인 배상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진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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