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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시골마을의 아주 특별한 손님

이홍우 | 기사입력 2012/03/22 [15:36]

화천군 시골마을의 아주 특별한 손님

이홍우 | 입력 : 2012/03/22 [15:36]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안평리에 6주 간격으로 이발봉

사를 펼치고 있는 정충교(55), 김성자(51)부부로 인

해 화제가 만발한다.

   
 

아침부터 부녀회원들이 마을회관에서 음식을 장만하

느라 분주하고 동네 어르신들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마을회관 앞을 서성거리신다.

   
 

할머니 한분에게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으니 젊고

?예뻐지는 날 이란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도 해 먹는

단다.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잠시 후 그 의문이 풀렸다.

자가용 한대가 마을회관 앞으로 들어서고 50대 중반

으로 보이는 부부가 차에서 내리니 동네 분들이 누구

라 할 것 없이 모두 다가가 반갑게 맞이한다.

 

부부 역시 반갑게 마을분들과 인사를 하고 차 트렁크

에서 한아름의 선물을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발 기구를 꺼내 벌걸음을 옮긴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매주 쉬는 날마다 장애자 시설이나 시골마을을 돌며

?이발봉사를 한다.

 

부부가 안평리와 인연을 맺고 이발봉사를 시작한지

?벌써 만 3년째. 안평리 태생인 구세창씨라는 분이 경

기도로 이사를 가면서 이들부부와 친분을 쌓았고, 매

주 이발봉사를 하고 있는 부부에게 고향인 안평리를

?소개하면서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남편은 이발을 하고 부인은 염색을 한다. 이분들이 올

?때마다 동네 어르신들은 이뻐지고 젊어지는 날이라

며 어깨춤을 추며 연신 싱글벙글 이다.

 

이발봉사 하는 날이면 동네분들 모두가 모이고 귀한

손님 맞으니 자연히 맛있는 음식을 차려먹는 잔치날

이 된다. 이 부부가 안평리를 찾을 때마다 많은 먹을

거리를 준비해와 더욱 푸짐한 잔치상이 된다.

 

이날도 오징어, 굴, 꽁치, 막걸리를 박스채로 싣고 왔

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선행이 남들에게 알려지기를 꺼

려해 말을 아끼는 바람에 이발봉사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직접 듣지는 못해 아쉬웠지만 길용관 안평리

이장의 말을 빌리면 어렵게 자라는 과정에서 다른 사

람들의 도움이 많은 힘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자리를

?잡은 본인이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조옥순 안평리 부녀회장은 “이 부부가 동네에 오는

?날이면 아침부터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며 “지금은

?한동네 사람처럼 여겨질 정도로 친숙하다” 고 말했

다.

 

길용관 이장은 “사실 처음에 이발봉사를 올 때만 해

도 몇 번 하다 말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

는데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고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며 “이발봉사로

?인해 만난 사람이지만 지금은 허물없는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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