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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도 팔려야 한다

이승재 | 기사입력 2010/04/07 [07:19]

패션도 팔려야 한다

이승재 | 입력 : 2010/04/07 [07:19]


서울패션위크가 20회를 맞아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 3월 26일, 남성복 디자이너인 강동준을 시작으로 한국무역전시장(SETEC)과 삼성동 크링(KRING)에서 펼쳐진 서울패션위크는 어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먼저 SETEC에서 진행된 서울컬렉션은 45개사가 참여하여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선보였고, 13개국 100여 명이 넘는 해외 유명 바이어,?프레스는 물론 패션관계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자리를 함께 하여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서울 패션 페어 역시 100개의 국내 패션업체가 참여해 부스를 열고 해외 바이어들에게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고 직거래를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자는 취지로 활발히 움직였다. 그 결과 속속 수주계약의 성과가 나타났다. 서울패션페어는 서울패션위크가 향후 글로벌 패션마켓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장으로서 그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순간순간을 포착해 현장의 생생함을 카메라에 담아 즉시 보내는 기자들도 국내외 200여 명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FEETMANSEOUL.COM'을 운영하고 있는 편집장 마이클 허트(MICHAEL HURT) 씨는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한 지 벌써 4년이 되었다며, 올해는 취재를 위해 5명의 기자가 프레스룸에 상주했으며 3~4명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며 서울패션위크 곳곳을 취재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커졌고 이번 2010패션위크에 참여한 디자이너나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초청 바이어와 프레스들의 참여 비중을 볼 때, 아마도 이번 행사가 끝나고 나면 서울패션위크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과 영국에 이어 스페인 혹은 가까운 일본에 버금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조심스럽게 답변해 주었다. 다만, 컴퓨터 전송을 위해서 때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점과 속도가 너무 느린 것이 아쉬웠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그의 말을 통해서 기대 이상의 취재 경쟁을 실감했으며, 향후 패션위크가 대비해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패션페어의 각 부스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이 곳곳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체결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됐다. 이도희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Doii Paris'는 단연 인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3인의 가족을 포함한 7인의 바이어가 30여 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의류를 고르고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Doii Paris'는 나이와 상관없이 사교모임이나 사무실에서건 누구나 즐겨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90%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8일 진행된 서울컬렉션 패션쇼는 하루 전인 27일에 표가 매진돼 행사당일 200명 정도가 관람을 못하고 되돌아갔을 정도였다. 통역을 담당한 이미라 씨는 "이 분들의 체결 금액은 3만 달러가 약간 넘는다"고 하면서 바이어들은 이번 행사에 초청되어 왔으며, 20일 정도 한국에 더 머물며 한국 패션산업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쥬얼리를 취급하는 '로죽-에스떼라' 역시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은 업체 중 하나다. 대나무를 이용하여 크리스탈과 조화시킨 목걸이나 팔찌, 귀걸이 등은 지극히 동양적인 감성을 건드려서인지 일본이나, 대만, 홍콩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역시 이번 패션페어에서도 일본 바이어들이 적지 않은 금액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담당인 황인덕 씨는 이번 춘계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 수공예품들이 유럽 등으로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패션페어에 나온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시장에 대한 욕구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이외에 구두와 신발 등의 부스에서도 해외 바이어들과의 상담과 계약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패션업계의 오랜 숙원이 이뤄진 만큼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서울패션위크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국 패션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재고에 적극 힘쓰겠다"고 하였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서울패션위크는?한국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국내 최고의 축제로 자리잡았으며,?본격적으로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제너레이션넥스트를 통해서 독특하고 참신한 국내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서울컬렉션을 통해 국내 대표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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