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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간호사들 고통....수술 50% 취소..유럽은?

간호사의 업무 과부하와 환자 안전 문제
의대 정원 확대와 국제 비교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7/15 [10:22]

의료공백 간호사들 고통....수술 50% 취소..유럽은?

간호사의 업무 과부하와 환자 안전 문제
의대 정원 확대와 국제 비교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4/07/15 [10:22]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수련병원을 떠난 지 140일이 넘었다. 남은 병원 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고 있으며, 환자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이 현장에 미친 영향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소속 병원 노동자들의 글을 통해 전한다. 우리 병원은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으로, 18년간 지역거점 병원을 담당해 왔다. 2022년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어 활발히 활동하던 중, 2월 말부터 인턴과 전공의의 집단 진료거부와 3월 입사해야 할 전임의들의 입사 거부로 100명 넘는 의사가 부족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수술 50%가 취소되고 비상 진료체제가 가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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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진군, 2024년 신규 공중보건의사 직무교육 실시   기사와 관련없음 

 

 

간호사의 업무 과부하와 환자 안전 문제

 

부족한 의사 업무는 임상전담간호사와 PA(Physician Assistant, 진료지원)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교수들은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환자 설명, 처치 등 전공의에게 맡겼던 일을 다시 수행해야 했다. 임상전담이나 PA 업무를 맡은 간호사들은 짧은 교육 후 업무에 투입되었으며, 이로 인해 불안감 속에서 자가 학습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간호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DNR 동의서 좀 받아줘요”, “사망진단서 좀 작성해주세요” 등 전공의가 하던 일을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정부는 임시로 89개 PA 업무를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가 할 수 있게 허용했지만, 간호사들은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해 일하는 실정이다. 이는 간호사들이 법적 보호 장치 없이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국제 비교

 

병동 간호사 부족으로 인해 신규 간호사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 1년 미만의 저연차 간호사들은 사직을 택하고 있으며, 고연차 간호사들도 과도한 환자 수와 교육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력이 부족한 병동은 가동 병상수를 줄여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병원 측은 인력 충원 요청에 대해 임금 지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며, 의사 업무를 간호사에게 떠넘기려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공의들이 돌아올 기약 없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법적 보호 장치 없이 환자를 돌보며 불안감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간호사들은 법적 보호 장치 마련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전공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의사 수 자체보다는 의사 분포와 근무 환경의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집단 사직과 파업 등의 행동을 벌였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게 되어 과중한 업무와 환자 안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4년부터 205개의 추가 의대 정원을 확보하고, 2025년에는 350개의 추가 정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이는 NHS의 장기 인력 계획의 일환으로,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두 배로 늘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확대는 특히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집중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도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체코의 Charles University는 매년 약 255명의 의대생을 모집하며, 헝가리의 Semmelweis University도 다양한 의료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각국의 의료 시스템, 정부의 정책 방향, 의료 인력 분포 문제 등에서 기인한다. 한국은 의사 수급보다는 분배와 근무 환경 개선이 주요 쟁점인 반면, 영국과 유럽은 전반적인 의사 수 부족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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