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바란다'

전태수 기자 / 기사승인 : 2019-08-12 17: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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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바란다’

언론시민단체가 ‘신중한 인사’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지난 9일 한상혁 변호사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효성 현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마당에 후임 인사를 더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사람을 논하기에 앞서 현 정부의 미디어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점검, 개혁 방향의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늘 날 미디어의 위기가 사업자들의 경영 위기에 그치지 않는 심각한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미디어정책과 규제, 진흥 수단으로는 곤두박질치는 뉴스 및 미디어 신뢰도, 저널리즘의 약화, 시민・이용자권리의 후퇴, 글로벌미디어자본의 득세 등을 극복할 수 없다. 여론다양성과 공론장의 기능 약화는 민주주의의 위협 요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방통위원장 후보자라면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개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효성 위원장 사임 과정에서 불거진 방통위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 후보자가 임시사무실 출근 첫날 기자들에게 꺼낸 이야기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방통위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과연 이른바 가짜뉴스 근절 대책의 수립인가? 방통위가 이 문제를 주요 업무로 받아 안아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논하자는 것이 합당한가? 지상파 비대칭규제 해소와 종편특혜 환수 문제가 방통위에서 재논의 해야 할 사안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작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시급한 과제인 것처럼, 방통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추진이 보류된 사안은 재검토가 필요한 것처럼 의견을 내놨다. 청와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답을 내놨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한 후보자는 앞으로 남은 청문회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언론・미디어계 안팎의 우려와 요구에 답해야 한다. 청와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보다 시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후보자 역시 공감한바 있는 방통위의 독립성은 위원장 임기 보장을 넘어 정책 개혁의 독립성으로 구현돼야 하고, 부처 간 업무 통합 논의도 방통위의 권한 강화가 아닌 미디어규제기구의 혁신과 재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미디어개혁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공공성 기조 앞에 망설임이 없어야 하고, 이용료를 지불하는 역할로 대상화되고 있는 시민・이용자 권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

모쪼록 한 후보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책무와 우리 미디어의 개혁 및 발전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위기 상황에 걸 맞는 답을 내놓길 바란다. 거듭 회자되고 있는 0%대 미디어분야 공약 이행률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개혁의 내용들은 무엇이었는지부터 살펴보길 바란다.

2019년 8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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