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신경림 시인의 버킷리스트

강민숙 | 기사입력 2024/05/26 [19:09]

신경림 시인의 버킷리스트

강민숙 | 입력 : 2024/05/26 [19:09]

신경림 시인의 버킷리스트

 

강민숙

 

인연은 운명이라 했나

세미나 끝난 뒤풀이 자리

아무도 앉지 않는 옆자리

여기가 내 자리인가 하며

미소 지으며 앉아

세상은 다 인연이라던 시성詩聖

그날 어린아이처럼 이렇게 말했지

나 말이야, 고소 공포증이 있어

남산 타워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는데

강 시인이 동행해 준다면

오늘 용기 있다,“ 하던 천진한 소년

타워에 올라

시원한 생맥주 한잔 들이키며

이제야 서울 사람 되었다

환하게 웃던 모습, 두고 가셨다.

쾌속선 한번 타보고 싶은데

배가 무서워

그 말씀에 함께 떠났던 덕적도 여행

모래밭에서 달래기 시합하며

아직도 청춘이라던

그 말씀 두고 가셨다.

이제 소원 다 이루었다며 소주잔 부딪치던

지울 수 없는 추억 두고

지금 천국에서 아름다웠던 날들 들춰보고 있을까

벌써 그립다.


                                         강민숙 시인

 

민숙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 문학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10여 권의 저서. 동강문학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이 기사 좋아요
기자 사진
문학박사/시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