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축제 중입니다
맹숙영 시인
은혜였소 축복이었소
한 세기를 걸어가는 디딤돌 위에 서서 가던 길 멈추고 잠시 뒤돌아보며 숨을 고른다
그사이 반백 년 훌쩍 넘은 희미해진 나이테 백 년의 고독한 사랑의 화석으로 허옇게 퇴색되었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이 언제였나 산수의 잔치도 끝났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수많은 철학자들도 풀지 못했던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을 찾아 미로 같은 내일의 길을 걸어간다
한쪽에선 남편의 손끝에서 결 곱게 내린 붓끝이 묵향 짙은 먹물에 고루 묻혀 예서의 꽃을 피우고 있다
나는 밤에 핀 꽃잎에서 이슬 한 방울 따와 자음 모음 모아 시꽃 피우는 까만 밤 하얗게 새우는 날이다
시를 위한 주문의 밤 가고 미명이 트면
아침햇살 받은 잔잔한 강물은 보상인 듯 윤슬로 보석밭 깔아준다
아주 작은 것에 감동하고 감격하였던 날들 때때로 나는 천국을 걸었지
그 빛 안에 그 사랑 안에서 감사로 시작하는 새벽 내일을 꿈꾸는 밤 나는 아직 축제 중이다
▲최근 출간한 맹숙영 시인의 12집 시집 영원한 여기에
맹숙영 시인 프로필
서울출생 한국창조문학등단 성균관대학교영문과졸업 한세대대학원 석사졸업 중고영어교사역임 여의도순복음교회권사 한국문협위원 한국크리스천문학부회장 양천문협자문 위원 현대시인협회, 기독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푸른초장문학, 현대작가 회원 등 시집: 영원한 여기에 외 11권 수상: 한국창조문학대상, 양천문학상, 성균문학본상, 한국기독시문학작품상, 한국크리스천문학상,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현대작가 작품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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