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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아직 축제 중입니다 / 맹숙영 시인

조기홍 | 기사입력 2024/05/13 [15:58]

(오늘의 시) 아직 축제 중입니다 / 맹숙영 시인

조기홍 | 입력 : 2024/05/13 [15:58]



아직 축제 중입니다

 

                   맹숙영 시인

 

은혜였소

축복이었소

 

한 세기를 걸어가는 디딤돌 위에 서서

가던 길 멈추고 잠시

뒤돌아보며 숨을 고른다

 

그사이 반백 년 훌쩍 넘은 희미해진 나이테

백 년의 고독한 사랑의 화석으로 허옇게 퇴색되었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이 언제였나 

산수의 잔치도 끝났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수많은 철학자들도 

풀지 못했던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을 찾아 

미로 같은 내일의 길을 걸어간다 

 

한쪽에선 남편의 손끝에서 결 곱게 내린 붓끝이

묵향 짙은 먹물에 고루 묻혀 

예서의 꽃을 피우고 있다

 

나는 밤에 핀 꽃잎에서 이슬 한 방울 따와

자음 모음 모아 시꽃 피우는

까만 밤 하얗게 새우는 날이다

 

시를 위한 주문의 밤 가고

미명이 트면

 

아침햇살 받은 잔잔한 강물은 보상인 듯

윤슬로 보석밭 깔아준다

 

아주 작은 것에 감동하고 감격하였던 날들

때때로 나는 천국을 걸었지

 

그 빛 안에 그 사랑 안에서

감사로 시작하는 새벽 

내일을 꿈꾸는 밤

나는 아직 축제 중이다

 

▲최근 출간한 맹숙영 시인의 12집 시집 영원한 여기에


 

맹숙영 시인 프로필

 

서울출생 한국창조문학등단

성균관대학교영문과졸업

한세대대학원 석사졸업 중고영어교사역임

여의도순복음교회권사   한국문협위원

한국크리스천문학부회장 양천문협자문

위원 현대시인협회, 기독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푸른초장문학,

현대작가 회원 등

시집: 영원한 여기에 외 11권

수상: 한국창조문학대상, 양천문학상, 성균문학본상, 한국기독시문학작품상,

한국크리스천문학상,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현대작가 작품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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