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를 찾아서2 이영숙
자정이 넘었는지 글쎄 나는 사금이라 거니 하나님 죄송해요라 거니
하기 힘든 말들 다시 꿀꺽 삼키고 식도에 불 밝혀 들고 뛰노는 맥박을 밟고 내려가 탯줄로 칭칭 감은 복숭아 속살 같은 당신 속에 틀어 앉는 애벌레죠 나는 몽촌토성으로 잠실고수부지로 내버려두면 절로 도는 발걸음 암혈을 파고
남으로 뻗은 불륜 한 가지 누가 뚝 분질러 밭이랑에 던지길 기다렸죠 기다렸어요 선암사 뒷간에 앉았거나 오동도 동백 그늘을 거닐거나
김 서린 안경알이 말개질 때까지 적막강산이었죠
울음이 제풀에 솟구쳐 마른 지팡이에 댓잎 돋듯 저것 좀 봐, 꺾인 생나무 가지에서 팔방으로 떼까마귀 날아올랐죠 이영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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