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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 강영덕 시인

편집부 | 기사입력 2018/05/04 [15:05]

작은 연못 / 강영덕 시인

편집부 | 입력 : 2018/05/04 [15:05]


저무는 해 짊어진 무거운 산 그림자
깃털 같은 잰 걸음으로 톡톡 옮기는 소금쟁이
검정교복 각 세운 날라리처럼 물속을 주름잡는 물방개
손바닥 뜰채 안에서 폼 나게 헤엄치는 송사리
님 생각에 악마의 손길마저 까맣게 잊고 갈잎에 앉은 잠자리
짹짹 귀여운 새끼 모이 물어 나르는 고된 일마치고 보금자리에 든 물새

돌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바라보면
이 모두가 벗 되는 정든 생명의 고향

신선들 바둑판 논 다듬질할 때
아련한 기억만큼 하나 둘 잘려나간 둠벙
길 떠난 벗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해마다 어린 모 성장하는 봄 밤이면
논바닥에 주저앉아 고향 잃은 슬픔에 집회가 부르는 개구리에게
잃어버린 고향 되돌려 주면 좋으련만.

송운(松雲) 강영덕(姜榮德) 시인 프로필

푸른문학회 회원
「푸른문학」제 5회 신인문학상 외 4편
공저 시선집

 

(상임고문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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