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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 조상주 시인

편집부 | 기사입력 2017/12/02 [19:30]

바다 / 조상주 시인

편집부 | 입력 : 2017/12/02 [19:30]


심상의 지느러미

아프게 헤엄치면

낚싯대 드리우고 빠르게 잡아챈다

심연이

꿈틀대는 심(心: 深,審,尋,?)

무진장의 바다여

 

조상주 시인 아호: 산영(山影),경기도 안산 거주, 계간 서정문학 ‘詩부문’ 신인상, 사)한국문인협회 회원,「푸른문학」 운영이사, 시나무 동인, ‘시와 달빛’ 동인, 다솔문학회 회원, 다솔문학회 등 다수의 동인지 참여

공저 : ‘푸른시 100선’, ‘꾼과 쟁이 8’, ‘심상의 지느러미’

시집: 흔들리는 섬?(위 시는 흔들리는 섬에 게재된 시 중 한편이다)

┃卷頭辭┃

노마디즘 일깨운 순수 현실의?脈

吳 容 秀

시인, 국제PEN 고문, 사)한국문협 자문위원

시를 쓰는 일이란 얼마나 즐거운가, 아니, 마냥 즐겁기만 할까  흔히들 일상에서 자신의 감성을 맑히고자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때론 상대의 리얼리티에 함께 劃을 이끌어 내고자 쓰는 경우도 없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시집에서 조상주 시인은 무엇을, 어떻게 써내고 있는가. 한 묶음 118편의 원고를 살피면서 느낀 대체적인 생각은 작품의 바탕에 ‘순수 현실의 획’을 또렷이 긋고 있다는 점이요, 이는 곧 조 시인이 시적 감성이 노마디즘(nomadism)을 조심스레 일깨우고 있음이었다.

“깊은 밤에는/ 청정한 고독과/ 짙은 외로움// 아침엔/ 생동하는 자연과/ 삶을 향한 의욕// 한곳을 바라보아도/ 때마다 바뀌는 마음// 본래 이런 건가?” (의 전문), 이를테면 인간 조상주의 詩的 渴求요 리얼리티 바로 그것.

山影 조상주 시인은 「서정문학」의 신인상으로 우리 시단에 들어선 엘리트다. 그리고 이 책이 그의 첫 시집으로, 그 시편 하나하나에서 知情意의 뜨거운 열정을 고루 보여 준다. 知情意가 무엇인가, 사람이 태어나서 갖는 가장 근본적인 정신 활동이다. 그 지성과 감정과 의지를 고루 아우르는 품성이 어느 누구 못지않게 강인하다.

우선 그 하나가, 조상주 시인은 평소 일상에서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나날이 ‘마음눈’을 보듬는다. 그 감성이야말로 곧 삶의 현장을 벗어나 쓰여진 작품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잘 알기 때문.

“매미가 우는데 내가 아팠다/ 내가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참는데/ 배롱나무 잎이 / 속절없이/ 떨어졌다// …은하(銀河)는 화엄(華嚴)으로 피어났고/ 이슬 하나에 별 하나, …” (의 일부)에서나 또한,

“어른의 이기심에 희생되는 아이여/ 오늘은 편히 잠을 이루라/ … 너를 사랑하는 부모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란다/ 길은 스스로 찾는 것/ 누구도 네 길을 대신 갈 수는 없단다” (의 일부)에서 보여 주는 조 시인의 품성은 가히 영혼과의 교감에 비길 사랑의 源流일 터이다.

그런가 하면 山影의 ‘사랑의 이미지’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 일상에서 단순한 의사소통의 경지를 넘어 운율의 개성적 의미에 형식까지를 포용하여 잘 아우름으로써 가슴 촉촉이 적시는 호흡이 슬기롭다. 여기엔 독자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리듬도 뒤따르기 마련, 조 시인에게서 은밀히 드러나는 멋이기도 하다.

“그대를 기다리다/ 밤을 지샌 하얀 가슴/ 곱게 갈아서/ 새벽 하늘에 뿌리오면” (에서)

“… 우리는 마주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길을 만들어 갔고/ 그래서 여기 서 있 는 거야/ 이렇게 손잡고 가자/ … 우리는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을 거야 …” (의 일부)

그리고 다른 또 하나 조상주 시인의 詩作의 一脈, 모름지기 安分知足의 신념으로 평소 사회의 거창한 이념쯤 단연 외면하지만 이웃의 미시적 존재에 대해서는 인간적 시선이 친근하다. 이야말로 고독과 고뇌를 강건하게 추스르면서, 때론 어둠 속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틈새를 파고들어 자전적 삶을 추구하는 신뢰감이다.

“배울 수 있다면 배워야 해// 평생 침쟁이를 하셨는데 또 배우신다고/ 침술학회 를 다니시던 아버님이 생각납니다/ …배운 걸 써보지도 못하고 타계하신 아버님// … 제가 그 짓을 하고 있네요// … 이 아들은 죽기 전에 제대로 된 시 한 구절/ 남길 수 있을까요 …” (에서)

모처럼 조상주 시인과 소중한 이야기를 나눴다. 차체에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것이라면 내일날에도 오가며 만나게 될 고행도 소멸도 다 고이 다스리는 審美眼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선비는 도량이 넓되 꿋꿋해야 하고,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는 先知者의 말씀이 있다. 이쯤에서 혹여 이 말이 극히 내 작은 기우일지라도 조심스런 당부로 여겨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첫 시집의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상임고문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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