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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다 갈 뿐인데 / 정상원 시인

편집부 | 기사입력 2017/11/23 [09:01]

쉬었다 갈 뿐인데 / 정상원 시인

편집부 | 입력 : 2017/11/23 [09:01]


생각은 검어서 보이지 않고 하얀 색상은 잃어버린 느낌을 만질 수 없다 꺼져가는 기억의 잔해가 바위에 걸쳤다 사라져 간 바람의 색깔은 투명이어서 쉬어가지 못함도 보이는 사물의 끈적임 때문이다 끈적임을 인연이라 한다면 한 톨의 씨앗도 홀로이지 않아서 끈은 끈으로 옭아맨 연줄이 되었다 향기 품은 연기처럼 길을 간 올라감에도 바람은 솔깃하지 않았다 순리에 피어난 고리가 되는 잠깐이란 말 속에 바람은 버걱거리는 소음에 묻어간다 인연이란 웃음을 놓고 가지 않아서 멀어져 간 별리의 속성에 두드림은 끝이 없다 두드려도 대지에 남긴 언덕 위에 그리움을 던지고 잡은 손 풀어짐에 이슬을 머금는다 굴러간 낙엽은 간다는 눈짓도 없이.


정상원 시인은 위 작품으로 제1회 시인들의샘터문학상 우수상에 당선되었다. 한국미소문학, 지필문학,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현대문학사조 시조부문 등단, 서울문학 수필 등단, 매월당김시습문학상 금상 수상, 오은문학 작가상 수상. 시집으로 사호재의 밤이 있다.

(상임고문 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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