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심청길 비밀레시피’ 연극 공연지역의 삶과 맛 고스란히 연극으로 담아낸 로컬 콘텐츠 기대감 상승
오는 22일 전남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 증기기관차 안에서 지역 창작 연극 ‘심청길 비밀레시피’ 공연이 펼쳐진다.
스페인 부뇰에는 라 토마티나가 있고, 일본 삿포로에는 눈 축제, 독일 뮌헨에는 옥토퍼 페스트가 있다. 모두 지역 고유의 특성, 사건, 문화 등이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된 사례다.
우리나라에도 지역마다 각종 축제나 지역 문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보다는 성공 사례 따라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대부분의 콘텐츠가 천편일률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이런 상황에 아쉬움을 느낀 사람이라면 전남 곡성군에 공연되는 ‘심청길 비밀레시피’ 을 눈여겨 볼만하다.
이번 연극은 전문 예술가와 곡성에 사는 할머니들이 함께 만드는 무대로 곡성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다. 연극의 특징 중 하나는 마치 지역 주민들의 굴곡진 인생길을 펼쳐놓는 것처럼 기찻길 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 안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한 곡성 사람들의 지극히 지역적인 인생사를 통해 삶의 애환과 추억, 희망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즉 창작 과정에서부터 공연의 형태까지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연극이라 할 수 있다.
증기기관차는 공연 중반에 가정역에 정차해 관객들을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공연은 섬진강이라는 자연 무대를 배경으로 다시 이어진다. 이때 할머니들의 손맛이 담긴 맛깔스러운 도시락이 제공된다. 관객들은 공연 관람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곡성에서의 삶의 이야기를 곱씹고 음미하게 된다.
곡성군은 이번 공연에 대해 로컬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도시 따라잡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농촌’이라는 말은 어느새 ‘낙후’와 ‘쇠퇴’의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즉 지방소멸에 앞서 ‘지역성’의 소멸이 먼저 다가와 버린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역민의 삶의 이야기를 지역의 음식과 연계해 무대에 올림으로써 곡성만의 유일한 문화 콘텐츠가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공연에 참여한 할머니들을 곡성군에서 연극을 배우고 있는 청소년들과 연계해 더욱 수준 높은 공연으로 확장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대를 마을공동체로 연결하고, 지역민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한때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잊고 살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믿었고, 더구나 마을의 ‘문화’라는 것이 자신의 삶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을이란 단순히 인구가 밀집한 지리적 공동체를 넘어 고유한 삶의 양식을 지닌 문화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지역성이 살아있어야 그 지역만의 매력이 생겨나고, 또 그 지역에서 살고 싶은 이유도 생겨나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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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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