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산삭감 논란...추미애가 추미애했다김문수 도정에서 출범한 DMZ국제다큐영화제…보수·진보 넘어 18년 이어진 경기도의 문화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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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영화제 홈페이지 갈무리 |
도비 의존도는 낮추되 영화제의 규모와 국제적 영향력은 키우는 것이다.
세계적인 OTT와 방송사를 유치하고, 전쟁·분단·평화·인권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국제 다큐멘터리 마켓을 만들 수 있다.
세계 감독과 제작사, 투자자와 배급사를 DMZ로 불러들일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의 ESG 자금과 국제재단, 평화·인권 관련 국제기구의 참여를 확대해 경기도 예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영화만 볼 이유도 없다.
다큐멘터리에 음악과 미술, 스포츠와 세계청년교류, DMZ 생태관광과 평화포럼을 결합하면 파주와 접경지역 전체를 세계적인 평화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베를린은 장벽이 무너진 뒤 그 역사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분단과 냉전의 기억을 세계적인 역사·문화자산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DMZ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없어진 베를린 장벽도 세계적인 문화자산이 됐는데, 살아 있는 세계사의 현장인 DMZ를 가진 경기도가 그것을 더 큰 세계적 자산으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번 논란에서 그래서 더 뼈아픈 대목이 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보수 도정에서 시작됐고 보수·진보를 거치며 18년 동안 이어졌다.
현재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법인 대표자는 바로 추미애 지사다.
그렇다면 추 지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대표하는 영화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은 고치고, 낭비는 없애면서 영화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 대표자의 책임이다.
31억원을 24억원으로 줄이는 것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의 실력은 얼마를 잘랐느냐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30억원의 공공재정을 투입해 100억원의 민간·국제자본과 문화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어려운 행정이다.
관객이 적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세계에서 10만명, 20만명이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운 행정이다.
자체수입이 적다고 비판하는 것보다 세계의 제작사와 OTT, 투자자가 돈을 들고 DMZ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더 높은 수준의 행정이다.
삭감은 정책이 될 수 있지만 비전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한반도 평화와 교류라는 국가적 의제는 여러 방식으로 축적됐다.
심지어 보수 성향의 김문수 도정에서도 DMZ영화제의 평화·화합·상생이라는 문화적 의미는 인정됐다.
그 역사를 고려하면 추미애 도정이 보여줘야 할 것은 과거를 지우는 듯한 축소가 아니라 그 자산을 시대에 맞게 혁신하는 능력이다.
방만하면 개혁하면 된다.
돈이 부족하면 세계의 자본을 끌어오면 된다.
관객이 적으면 세계의 관객을 불러오면 된다.
그리고 DMZ를 베를린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평화문화 브랜드로 만들면 된다.
DMZ영화제를 둘러싼 이번 논쟁의 본질은 몇억원을 절약했느냐가 아니다.
18년 동안 보수와 진보를 넘어 축적된 평화문화 자산을 다음 20년 동안 얼마나 크게 키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추미애 도정이 평가받아야 할 기준도 거기에 있다.
무엇을 얼마나 잘랐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혁신했고 무엇을 더 크게 남겼는가다.
그리고 이번 예산삭감은 저번에 이어 정말로 생각이 없는 정책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