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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27 페이지]

강민숙 | 기사입력 2026/08/27 [00:00]

[내 인생의 27 페이지]

강민숙 | 입력 : 2026/08/27 [00:00]

[내 인생의 27 페이지]

 

강정희

 

스물일곱 여왕개미는

단 한 번의 결혼비행을 위해

삼월의 이른 봄바람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비행했다

 

비행 끝에 다다른 작고 어두운 동굴

그 고요한 품속으로

천둥 같은 소리를 지르며

작고 여린 알을 낳았다

하나, , .

 

동굴 밖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조차 까맣게 잊은 채

여린 숨소리를 감싸 안고

날카로운 오감은 오직

세 개의 생명을 지키고자 사용했기에

어둡던 동굴은 살며시 온기가 스며들었다

 

스물일곱의 여왕개미는

혼례 비행 했던 날개를

하루하루 눈물로 접어

동굴 밖 웃음소리 떨쳐내며

동굴을 궁전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 하나

 

속살처럼 여리디 여린 내 인생의 27페이지도

하늘을 솟아올랐던 그 기억만 안고

이제 60 페이지로 책장을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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