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명의 ‘황제사택’ 전수조사…고가주택 10채 중 4채 사주 일가가 썼다국세청, 공시가격 9억원 초과·전용 85㎡ 초과 법인주택 2,639채 첫 전수점검…42%인 1,097채 사적 사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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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규제 피하고 100억원대 콘도까지…법인이 사고 오너 가족이 사용
국세청 점검에서는 법인 제도를 이용해 사실상 개인의 고가 주택을 유지한 다양한 방식도 드러났다.
일부 기업에서는 다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주 개인 명의였던 고가 주택을 법인에 넘긴 뒤, 다시 사주 일가가 계속 거주하는 방식이 확인됐다.
직원 복지를 이유로 100억원이 넘는 고급 콘도를 법인 명의로 취득한 뒤 실제로는 사주 가족이나 일부 임원들이 개인 휴양시설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강남이나 용산 등 서울 핵심지역의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 또는 자녀에게 사택 명목으로 제공하면서 정작 일반 직원들에게는 사택 존재 자체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현행 세법상 출자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과 유지비용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법인주택을 통한 변칙적인 무상 거주가 일부 업계에서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부담하는 관리비와 각종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단순히 ‘회사 명의 집에서 사는 것’을 넘어 회사 자금이 오너 가족의 생활비를 대신 부담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해외 사택·자녀 유학비까지 확대…‘회사 돈은 오너 개인 돈 아니다’
다만 이번 점검에서 사주 일가가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 1,097채 모두가 곧바로 탈세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사택 제공에 따른 이익을 소득으로 신고하고 관련 세금을 적법하게 납부했다면 세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국세청이 주목하는 부분은 법인주택의 사적 사용 자체보다 이를 제대로 신고했는지,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관리비와 유지비가 적정했는지, 법인자금이 다른 개인적 용도로까지 흘러갔는지 여부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사적 이용이 확인된 법인을 대상으로 세금 신고 성실도와 법인자금 사용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방침이다.
검증 대상도 국내 아파트에 머물지 않는다.
고가 콘도를 비롯해 회장이나 자녀에게 해외 주택을 무상 제공하는 행위, 자녀의 해외 유학비를 법인이 대신 부담하는 행위 등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전수점검은 결국 하나의 원칙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법인 명의로 취득했다고 해서 회사의 재산을 사주 개인의 재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은 사주의 개인 금고가 아니며 법인자산 역시 오너 일가의 사적 생활을 위해 존재하는 자산이 아니다.
국세청이 ‘황제사택’을 시작으로 법인자금과 오너 개인자금의 경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온 기업 오너 일가의 법인자산 사적 사용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