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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달러 순매도 1년 새 4배…환율 1,380원대 안정 이끌었다

2분기 달러 매도 2,636억달러, 전년 대비 71.5% 급증…매수는 1,539억달러

상반기 순매도 1,869억달러…정부 환전 독려·반도체 수출 호조 맞물려 외환시장 공급 확대

김남준 의원 “AI·반도체 수출→환율 안정→국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만들어야”

조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8/24 [09:17]

수출기업 달러 순매도 1년 새 4배…환율 1,380원대 안정 이끌었다

2분기 달러 매도 2,636억달러, 전년 대비 71.5% 급증…매수는 1,539억달러

상반기 순매도 1,869억달러…정부 환전 독려·반도체 수출 호조 맞물려 외환시장 공급 확대

김남준 의원 “AI·반도체 수출→환율 안정→국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만들어야”

조동현 기자 | 입력 : 2026/08/24 [09:17]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까지 하락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2분기 비금융 민간기업의 달러 순매도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고환율에 대응해 주요 수출기업에 수출대금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을 요청한 가운데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유입된 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면서 환율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비금융 민간기업 외환거래 금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비금융 민간기업의 현물환·선물환 매도액은 2,635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536억7천만달러보다 71.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기업의 현물환·선물환 매수액도 1,242억달러에서 1,539억4천만달러로 23.9% 늘었지만, 매도액 증가 속도가 매수액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달러 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2분기 294억7천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1,096억5천만달러로 급증했다. 1년 만에 약 3.7배, 사실상 4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기업들의 달러 공급은 강했다.

 

비금융 민간기업들은 1분기 2,015억2천만달러를 매도하고 1,242억7천만달러를 매수해 772억5천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외환 매도액은 총 4,651억1천만달러, 매수액은 2,782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순매도 규모만 1,869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순매도액 584억9천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3.2배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비금융 민간기업은 금융기관과 공공기업을 제외한 일반 기업을 의미한다. 거래액에는 현물환뿐 아니라 선물환 거래도 포함된다.

 

기업의 달러 매도 확대는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환시장 수급 안정이 핵심 경제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본격화됐다.

 

정부는 지난 6월 주요 수출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수출대금을 국내에서 보다 신속하게 환전하고 해외에 보유한 자금의 국내 유입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50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시장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수출기업들의 네고 물량, 즉 달러 매도가 확대됐고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도 공급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대금 유입 등 대규모 외화자금의 국내 유입도 외환시장 수급 개선 요인으로 거론됐다.

 

특히 AI 산업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호조가 달러 유입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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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달러 매도세는 3분기 들어서도 상당 규모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역시 뚜렷한 안정 흐름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8일 한 달여 만에 1,500원 아래로 내려왔고 이달 19일에는 1,400원 선을 하향 돌파했다.

 

이어 21일 장중 한때 1,380.3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9월 18일 장중 기록한 1,380.0원 이후 약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물론 환율은 국내외 금리와 경기 전망,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지정학적 위험, 글로벌 투자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

 

다만 올해 들어 기업들의 달러 순매도가 급격히 증가한 만큼 수출기업발 달러 공급 확대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원화 가치 안정에 기여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남준 의원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환율 안정에 그치지 않고 수출과 투자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은 외환당국의 노력뿐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기업들의 달러 수입에 따른 시장 공급 확대가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AI·반도체 수출 실적이 달러 유입을 확대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이렇게 확보된 경제적 여력이 다시 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국내 설비투자, 산업생태계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 증가가 기업 실적에만 머무르지 않고 환율과 물가 안정, 투자 확대, 일자리와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제도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계는 최근 환율 안정 국면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단서를 제공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달러를 벌어들이고, 기업들이 그 달러를 외환시장에 공급하면서 원화 가치 안정에 기여하는 구조가 실제 수치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는 이 흐름을 ‘수출 증가→달러 유입→환율 안정→물가 부담 완화→국내 투자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한국 경제 전체의 선순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다음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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