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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불패에 균열 낸 부동산 정책, 이제 주택 공급을 잡아야 한다

서울 평균가격의 착시를 걷어내고 실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자산을 분리한 세제개편

세금·대출로 투기수요 억제한 첫 단추는 긍정적…공급과 전월세 안정이 성패 가를 것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8/24 [07:44]

강남 불패에 균열 낸 부동산 정책, 이제 주택 공급을 잡아야 한다

서울 평균가격의 착시를 걷어내고 실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자산을 분리한 세제개편

세금·대출로 투기수요 억제한 첫 단추는 긍정적…공급과 전월세 안정이 성패 가를 것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8/24 [07:44]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출발을 잘했다. 모든 주택과 모든 1주택자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고, 실거주 목적의 일반 주택과 30억원을 넘는 초고가 자산을 구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하나의 평균값으로만 설명하면 실상이 왜곡된다. 전용 84㎡ 기준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약 13억원이지만 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면 약 9억8천만∼10억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강남구와 서초구 평균은 각각 26억원을 넘고 송파구도 2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은평·중랑·노원·관악구는 8억∼10억원, 금천·강북구는 7억5천만∼9억원, 도봉구는 7억∼8억5천만원 수준이다.

 

서울이라는 같은 행정구역 안에 30억원 이상의 초고가 자산시장과 10억원 안팎의 실거주 시장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서울 평균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모든 서울 주택 보유자를 동일한 고가주택 소유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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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세제 개편(사진=내외신문 그래픽) AI활용    

 

 

 

20억원까지 보호하고 30억원 초과는 과세 정상화

 

이런 가격 구조에 비춰 보면 실거주 1주택은 시가 20억원까지 종합부동산세 부담에서 보호하고, 20억∼30억원 구간은 부담을 완만하게 조정하되 3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한다는 방향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22개 자치구의 평균가격이 약 1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 범위에 들어간다. 반면 희소성과 투자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린 초고가 주택에는 그 자산가치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구조다.

 

이는 ‘1주택이면 무조건 보호하고 다주택이면 무조건 징벌한다’는 단순한 접근에서 벗어난 것이다. 보유 주택 수뿐 아니라 가격과 실제 거주 목적을 함께 살피겠다는 의미다.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정부의 주거 철학도 이런 구분에서 구체화된다.

 

서울 자가점유율이 약 42∼43%라면 절반이 넘는 가구는 무주택 또는 임차 가구다. 집을 가진 가구 역시 대부분 강남의 수십억원대 아파트가 아니라 비강남권의 일반 주택에 거주한다. 초고가 주택 소유자의 부담을 모든 국민의 세금 문제로 포장하는 것은 서울 평균가격이 만들어낸 착시다.

 

‘10억원 낮춰도 안 팔리는 강남’이 보내는 신호

 

최근 강남권에서 5억∼10억원, 많게는 30억원까지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했는데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는 보도는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세제 개편 이후 늘어난 서울 아파트 매물의 48%가 강남 3구에 집중됐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강남 불패를 지탱한 것은 주택의 실사용 가치만이 아니었다. “결국 강남은 오른다”는 집단적 믿음과 대출을 활용한 투자, 공급 희소성, 조세 회피 기대가 결합해 가격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초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이 커지고 대출을 통한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그 기대수익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격을 10억원 낮춰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의 주도권이 매도자에서 매수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호가 인하가 곧바로 실거래가 폭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애초 지나치게 높았던 호가를 조정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낮아진 가격의 거래가 반복되면 급매가격이 새로운 시세가 되고, 강남 불패라는 기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강남 불패를 깨는 첫 단추는 끼웠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실거주 주택을 분리하고 세금과 대출을 통해 투기적 수요를 억제한 것은 올바른 출발이다. 강남 집값 상승으로 만들어진 평균가격을 근거로 서울 전체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했던 과거 정책보다 정교하다.

 

특히 강남 집값이 떨어지면 국가 경제가 무너지는 것처럼 말하는 주장도 경계해야 한다.

 

초고가 아파트 가격의 하락은 서민의 주거 손실이 아니라 과도하게 축적된 자산 프리미엄이 정상화되는 과정일 수 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자산에는 합당한 과세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조세 형평성에도 맞는다.

 

다만 강남을 누르는 것만으로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강남의 투자자금이 성북·중랑·서대문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옮겨가면 새로운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강남권이 하락하는 동안 일부 강북 중저가 지역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가 놓쳐서는 안 될 경고다.

 

이제 남은 승부처는 주택 공급이다

 

강남 불패를 깨기 위한 수요 관리의 첫 단추는 끼웠다. 이제 주택 공급을 잡아야 한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금과 대출만 조이면 거래는 얼어붙지만 주거 불안은 해소되지 않는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그 부담이 다시 매매가격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정부는 역세권과 도심 유휴부지, 노후 공공시설 복합개발을 통해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은 투기이익을 통제하되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주택과 기반시설로 환수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청년·신혼부부·무주택 서민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와 부담 가능한 분양주택도 확대해야 한다. 단순히 공급 물량의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장과 교통, 교육, 돌봄이 연결된 곳에 실제로 살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공급 시기와 입주 시점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역·물량·일정도 공개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초고가 자산과 일반 실거주 주택을 구분했다는 점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이제 강남의 투기 기대를 낮추는 정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을 결합해야 한다.

 

세제 정상화로 강남 불패의 기대를 깨고, 충분한 공급으로 무주택자의 불안을 해소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잡을 수 있다. 첫발은 잘 내디뎠다. 이제 성패는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보다 ‘누구에게, 어디에, 언제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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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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