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에 묶였던 자금을 생산적인 자본시장으로 유도한 방향은 옳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과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국민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시장에 참여했으며, 정부도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체질을 부동산 중심에서 산업과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이고 약간의 과도기가 있다.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키우고 투자자 피해를 확대했다면 상품 구조와 판매 방식, 투자자 보호 장치를 수정하면 된다.
새로운 정책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가 확인되면 신속하게 고치는 것이 실용주의이지, 정책 전체를 폐기하는 것이 실용주의는 아니다.
문제는 실패를 원하는 반대세력
더 위험한 것은 시장의 조정이 아니라 정부와 증시의 실패를 기다려온 반대세력이다. 이들은 증시가 상승할 때는 정책 성과를 인정하지 않다가 시장이 흔들리자 기다렸다는 듯 정부의 실패를 선언했다.
투자자의 손실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불안과 분노를 정치적 공격의 재료로 사용했다.
일부 정치인은 자본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거래 중단과 문책을 주장했고,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시장 변동을 특정 상품과 정부 책임으로 단순화했다.
상승기에는 과열을 부추기고 하락기에는 경제가 무너진 것처럼 공포를 확대했다. 정부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정상적인 조정도 국가적 실패가 된다.
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경쟁력과 국민의 재산까지 정치적 승패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시장이 무너져야 자신의 주장이 증명된다고 믿는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
펀더멘털과 국민을 믿어야 한다
한국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과 제조업 생태계, 수출 경쟁력이 있다.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이러한 기초체력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는 고위험 상품의 부작용을 보완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도 기업과 대주주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임금과 일자리, 협력업체의 성장과 복지 확충으로 연결돼야 한다. 성장과 배분이 함께 작동할 때 국민은 경제정책의 성과를 체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패를 기다리는 정치적 냉소가 아니라 잘된 정책은 밀고 가고 부족한 부분은 과감하게 고치는 책임 있는 실용주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