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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천지개벽, 흥선대원군과 같은 쇄국정치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의 뉴에이지 시대로

권력투쟁에 갇힌 정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AI·반도체·문화·금융을 연결하는 국가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기술쇄국을 넘어 민주적 혁신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8/11 [09:28]

AI 천지개벽, 흥선대원군과 같은 쇄국정치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의 뉴에이지 시대로

권력투쟁에 갇힌 정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AI·반도체·문화·금융을 연결하는 국가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기술쇄국을 넘어 민주적 혁신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8/11 [09:28]

세계가 천지개벽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로봇, 바이오, 에너지, 디지털 금융, 문화산업이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융합되고 있다. AI는 더 이상 특정 기업이나 연구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생산과 행정, 교육과 노동, 금융과 국방을 다시 설계하는 새로운 국가 운영체제다. 지금 벌어지는 변화는 산업혁명의 한 장면이 아니라 국가의 흥망과 문명의 주도권을 가르는 ‘AI 뉴에이지’의 출발이라고 해야 한다.

 

이 거대한 전환기 앞에서 한국 정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누가 당권을 잡을 것인가, 누가 차기 선거의 공천권을 행사할 것인가, 어느 정치인이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것인가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AI와 반도체, 제조업과 문화산업, 자본시장과 디지털 금융을 어떻게 연결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올라설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 내부의 일부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유시민 작가와 정청래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 역시 미래산업의 방향과 국가전략을 놓고 벌어지는 생산적인 경쟁이라기보다, 누가 정치적 영향력을 더 많이 확보하고 상대 진영을 제압할 것인가에 집중된 것처럼 비칠 때가 있다.

 

그들의 내면과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정치 담론이 AI 산업과 자본시장, 산업구조 개편보다 진영의 승패와 권력관계에 치우친다면 국민은 이를 시대착오적 정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초고속으로 변하고 있는데 정치권의 시계만 조선 후기의 당파싸움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흥선대원군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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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황 AI가속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잘한 게 무엇인가.

 

이 질문을 단순한 조롱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흥선대원군에게도 분명한 공은 있었다. 그는 세도정치로 무너진 국가기강을 바로잡으려 했고, 특정 가문에 집중된 권력을 약화했다.

 

서원을 대폭 정리해 지방 사족의 특권과 조세 회피를 견제했으며, 군포 부담을 양반층까지 확대하는 호포제를 추진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도 호포제는 귀천을 막론하고 군역 부담을 확대하려 한 제도로 설명돼 있다. 당시 기득권의 반발을 감수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려 했다는 점은 평가할 대목이다.

 

삼정의 문란을 바로잡고 농민 생활을 안정시키려 했으며,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세도가문의 영향력을 억제한 것도 그의 성과다. 무너진 국가의 권위를 회복하고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려 했다는 문제의식 자체도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흥선대원군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능한 통치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강한 추진력과 개혁 의지를 가진 권력자였다.

 

그러나 흥선대원군 정치의 근본적 한계는 국내 기득권을 개혁하는 능력과 세계질서의 변화를 읽는 능력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낡은 세도정치를 공격했지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국가전략을 설계하지 못했다. 서구 열강의 침략성은 정확히 경계했지만, 근대 과학기술과 산업체제가 세계의 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는 충분히 읽지 못했다. 외부의 위협을 막는 데 집중한 나머지 외부의 기술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내부 역량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만들지 못했다.

 

국가의 문을 닫는 것과 국가의 주권을 지키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문을 닫으면 당장의 충격은 늦출 수 있지만, 기술과 자본, 제도와 정보의 격차는 더 커진다. 흥선대원군은 외세를 경계했지만 조선이 새로운 세계에서 생존할 산업과 기술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것이 그의 개혁이 역사적 대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경복궁 중건 역시 상징정치의 한계를 보여준다. 왕권과 국가의 위엄을 회복하려는 목적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공사를 추진하면서 원납전을 거두고 백성에게 부담을 전가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경복궁 중건을 위해 1872년까지 700만 냥이 넘는 원납전이 징수됐다. 국가의 외형은 되살렸지만 산업과 과학, 군사기술과 생산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투자는 아니었다.

 

 

오늘의 정치도 같은 질문을 받아야 한다. 당의 권위를 세우고 지지층을 결집하고 상대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것이 현대판 경복궁 중건은 아닌가. 거대한 상징과 구호를 세우는 데 몰두하면서 AI 인프라와 전력망, 반도체 생태계, 로봇산업, 문화콘텐츠 금융, 혁신기업 자본조달이라는 실질적인 국가 기반은 뒤로 미루고 있지 않은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주목한 이유는 한국 정치의 진영논리가 뛰어나서가 아니다. 한국에 반도체와 제조업,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자동차와 로봇, 게임과 문화콘텐츠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025년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이 26만 개 이상의 GPU를 기반으로 소버린 AI와 산업용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젠슨 황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AI 인프라뿐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GPU를 많이 사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연산 인프라를 제조업과 로봇, 자동차, 통신, 콘텐츠 산업에 연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젠슨 황이 이재명 대통령 개인을 직접 극찬했다고 과장할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평가한 한국의 잠재력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야 할 국가전략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기술을 수입해 조립하는 추격국가를 넘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산업표준과 플랫폼, 금융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국가로 이동해야 한다.

 

AI 반도체가 연산 능력을 제공하고,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전력망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과 로봇이 제조 현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바이오와 의료 데이터가 새로운 치료산업으로 연결돼야 한다.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은 AI 번역과 생성기술,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여기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금융이다. 산업전환에는 거대한 장기자본이 필요하다. 은행대출만으로는 AI 기업과 문화콘텐츠 기업, 첨단 제조기업의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 국민연금과 정책금융, 민간펀드와 자본시장을 연결하고, 혁신기업이 코스닥과 증권형 토큰, 디지털 자산시장을 통해 성장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체제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이미 기술과 금융, 군사와 화폐를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묶고 있다. 팔란티어는 행정·정보·국방 데이터를 통합하는 기반을 제공하고,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와 스타실드를 통해 위성통신을 국가안보 인프라로 전환하고 있다.

 

앤두릴은 AI와 자율무기, 전장 데이터 플랫폼을 앞세워 미 육군과 10년간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 금액은 확정 지출액이 아니라 주문 가능한 최대 한도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금융전략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제도화하고,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으로 달러와 미국 국채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자산시장을 달러 패권의 새로운 영토로 편입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스테이블코인 규제체계가 미국 국채 수요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이 배워야 할 것은 미국식 기술 과두정을 모방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페이팔 마피아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행정과 국방, 위성통신과 디지털 화폐의 기반을 장악하는 현상은 기술혁신의 속도와 함께 기술권력 집중의 위험을 보여준다.

 

국가가 민간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행정은 API의 호출 기능으로 축소되고, 시민은 보호받아야 할 주권자가 아니라 분석과 예측의 대상인 데이터셋으로 전락할 수 있다. 국방과 통신, 화폐와 신원체계까지 소수 기업의 기술표준에 종속되면 민주적 통제와 책임의 공간도 좁아진다.

 

한국의 길은 기술쇄국도 아니고 미국 플랫폼기업의 하청국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공공이 국가적 방향과 책임의 원칙을 세우고, 민간이 창의성과 속도를 발휘하며, 국회와 시민사회가 알고리즘과 데이터 권력을 감시하는 민주적 혁신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정치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정의돼야 한다. 통합은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없애는 정치적 봉합이 아니다. 여야와 지역, 세대와 계층이 가진 역량을 대한민국의 미래산업이라는 공동 목표로 결집하는 국가 운영 방식이다.

 

진보는 AI와 반도체를 재벌과 자본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보수도 노동과 복지, 데이터 인권을 혁신의 장애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성장과 분배를 서로 다른 진영의 의제로 갈라놓는 순간 한국은 새로운 산업혁명의 설계자가 될 수 없다. AI 생산성의 성과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노동 전환과 재교육을 보장하며, 혁신기업에 장기자본을 공급하는 통합적 구조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통합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산업과 금융, 노동과 문화, 교육과 지역발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가 청사진을 더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정당 내부의 이해관계와 지지층의 요구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의 향후 20년을 설계하는 최고 전략책임자로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나 그길은 혼자 갈 수 없다.

 

유시민 작가와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정치인과 지식인, 강성 지지층도 변해야 한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자기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정치의 전부라면 흥선대원군 시대의 권력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의 목적은 자리를 차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있다.

 

흥선대원군은 강한 권력을 가졌고 낡은 기득권을 공격했지만, 다가오는 세계를 충분히 읽지 못했다. 오늘의 민주당이 내부 권력투쟁에는 능하면서 AI와 자본시장, 디지털 금융과 문화산업의 변화에는 둔감하다면 역사적 평가는 가혹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누가 친명인가”, “누가 당권을 잡는가”가 아니다. 한국이 AI 반도체를 어떻게 국가 산업의 두뇌로 만들 것인지, 국민연금과 정책금융을 어떻게 미래산업의 장기자본으로 전환할 것인지, K-컬처를 어떻게 글로벌 투자와 수익으로 연결할 것인지, 디지털 원화와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화폐주권 전략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흥선대원군이 잘한 게 무엇인가.

 

그는 무너진 국가기강을 바로잡으려 했고, 특권세력에 맞섰으며, 조세의 형평성을 높이려 했다. 그 공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시대의 문을 닫은 채 권력만 강화해서는 국가를 구할 수 없다는 교훈도 함께 봐야 한다.

 

오늘의 정치가 흥선대원군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쇄국이 아니라 개혁의 결단력이다. 동시에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은 외부 세계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기술과 질서를 적대시하는 폐쇄적 사고다.

 

대한민국은 경복궁 같은 권력의 상징을 다시 세울 때가 아니다. AI 컴퓨팅센터와 첨단 전력망, 반도체 클러스터와 로봇산업, 문화금융과 디지털 자본시장을 세워야 한다.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는 정치가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자리를 확보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추격국가에서 설계국가로의 전환, 기술 과두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 AI·반도체·제조·문화·금융의 결합, 성장과 분배의 새로운 연대가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

 

세계가 AI 뉴에이지로 달려가는 순간에도 문을 걸어 잠그고 당파싸움만 계속한다면 후대는 오늘의 정치를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흥선대원군에게도 개혁의 공은 있었다. 그런데 21세기의 정치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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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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