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인천시장, ‘인천e음 중단’ 정면 돌파… 위기가 리더십 시험대 됐다2019년 도입 이후 첫 캐시백 중단… 소상공인·시민사회 충격 확산
|
![]() ▲ 박찬대 인천시장 조성화 |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박찬대 인천시장이 취임 초반부터 인천e음 캐시백 예산 소진과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사업 지연이라는 대형 현안을 동시에 맞닥뜨렸다.
특히 2019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중단되지 않았던 인천e음 캐시백 지급을 일시 중단한 결정은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지역화폐 혜택에 익숙한 시민과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해 온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지원책이 사라진 셈이다. 반면 재정 상황을 감춘 채 추가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지출 구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박 시장의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재정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충격은 컸지만, 더 큰 적자를 막겠다는 판단
인천시가 올해 인천e음 사업에 편성한 예산은 제1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2천581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1천억원 늘어난 규모였지만, 5월부터 7월까지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면서 예산은 7월이 끝나기도 전에 사실상 소진됐다.
현행 20% 캐시백을 유지하려면 대규모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캐시백 비율을 낮추거나 지급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박 시장은 일시 중단이라는 강수를 선택했다.
이는 인기 정책을 무리하게 연장해 단기적인 비판을 피하기보다, 재정 구조를 정확히 진단한 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설계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회계사 출신인 박 시장이 재정 원칙을 시정 운영의 기준으로 앞세웠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다만 정책 중단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시민이 감당해야 할 충격을 최소화할 보완책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캐시백이 단순한 소비자 혜택을 넘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골목상권 매출을 지탱해 온 만큼, 지급 중단이 장기화하면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책임 공방보다 현장으로 향한 박찬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사업 지연에 대한 대응에서도 박 시장은 책임 공방보다 현장 행보를 선택했다. 박 시장은 공사 현장과 주민간담회를 잇달아 찾아 사업 지연에 분노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장시간 청취했다.
청라 주민들 입장에서는 개통 지연이 단순한 공사 일정 변경이 아니다. 교통 불편과 주거 가치, 생활권 형성, 지역개발 계획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현안이다. 주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설명하고 사과하는 태도는 행정 책임자의 기본 자세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박 시장이 전임 민선 8기 시정부의 책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정치적으로는 전임 시정의 문제를 부각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박 시장은 책임 떠넘기기보다 현재 시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유불리보다 행정의 연속성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전임 시정에서 어떤 판단과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작업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책임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과 행정상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악재를 호재로 바꿀 열쇠는 ‘회복의 속도’
박 시장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악재가 될지 호재가 될지는 앞으로의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인천e음 캐시백을 중단한 것 자체보다 언제, 어떤 기준으로 제도를 재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인천시는 캐시백 비율과 지급 한도, 국비 확보 가능성, 가맹점별 차등 지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중심의 선별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시민에게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효과가 큰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는 개편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사업 역시 구체적인 공기 단축 방안과 전동차 확보 대책, 시공사 관리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현장을 찾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정표와 책임 구조가 뒤따라야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
박 시장은 취임 초반부터 인기보다 현실을 먼저 말하는 행정을 선택했다. 정치적으로는 위험 부담이 큰 결정이지만, 재정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한다면 오히려 행정가로서의 신뢰를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민선 9기의 성패는 위기를 숨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드러난 위기를 얼마나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인천시민이 기다리는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캐시백 재개 시점, 교통사업 정상화 일정, 재정 개혁의 구체적인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