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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를 둘러싼 민주진영의 불편한 논쟁, 통합인가 사당화인가

조국혁신당 합당론, 통합의 명분과 절차 논란 사이

정청래 리더십 향한 불신…이재명 정부 성공이 먼저다

팬덤 정치 넘어 민주진영 전체가 이기는 길을 찾아야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7/06 [07:53]

정청래를 둘러싼 민주진영의 불편한 논쟁, 통합인가 사당화인가

조국혁신당 합당론, 통합의 명분과 절차 논란 사이

정청래 리더십 향한 불신…이재명 정부 성공이 먼저다

팬덤 정치 넘어 민주진영 전체가 이기는 길을 찾아야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6/07/0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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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김급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봉화 기자

 

 

조국혁신당 합당 논쟁이 민주진보진영 내부의 오래된 상처를 다시 건드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문제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깊은 질문이 놓여 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진영은 어디까지 확장해야 하는가. 당대표의 결단은 통합 리더십인가, 아니면 당원과 지지층을 앞세운 독주인가. 그리고 정청래 대표는 지금 민주진영 전체를 넓히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굳히고 있는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2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국혁신당을 향해 “우리와 합칩시다”라고 공개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 반대, 12·3 비상계엄 극복,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흐름 속에서 함께해왔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 지방선거의 승리가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당이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명분만 놓고 보면 정 대표의 제안은 통합론에 가깝다. 민주진보진영이 분열해서는 안 되며, 지방선거와 이후 정국에서 하나의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민주진보 지지층 내부에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면 언젠가는 협력 또는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따로 또 같이”가 선거 전략이었다면, 집권 이후에는 “같이 또 하나로” 가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절차와 태도다. 일부 보도와 정치권 반응에 따르면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은 당내 충분한 숙의 없이 전격적으로 발표됐다는 비판을 불렀다. 딴지일보의 관련 분석도 정 대표가 기자회견 직전 최고위원들에게 내용을 공유했고, 일부 의원들은 보도를 통해 사안을 알게 됐다는 당내 반발을 전하고 있다.

 

여기서 논쟁의 결은 복잡해진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자체를 반대하느냐, 정청래식 추진 방식을 반대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통합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도 당대표 한 사람의 정치적 결단처럼 보이는 방식에는 불편함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정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 중 일부는 절차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조국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민주진보진영은 그동안 수많은 복귀와 확장을 감내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갈등했던 인사들도 돌아왔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정치인들도 다시 함께했다. 보수 진영에서 활동했거나 민주당 바깥에 있던 인물들에게도 문이 열렸다. 이런 흐름을 생각하면, 검찰개혁과 윤석열 정권 심판 과정에서 민주진영과 같은 방향에 서 있던 조국혁신당만 유독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청래 대표의 모든 행보가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정 대표는 강한 투쟁성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왔다. 한 매체는 정 대표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환상의 복식조”를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자신을 강한 당대표를 원하는 당원들의 선택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말은 지지자들에게는 선명한 리더십으로 들릴 수 있지만, 비판자들에게는 당과 정부 사이의 균형보다 개인의 정치적 서사를 앞세우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목표가 당권 정치의 장식품처럼 소비될 때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도 국민이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당원도 국민이며,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시민도 국민이다. “국민은 영원하다”는 말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라면, 그 국민 안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절박하게 바라는 시민들도 포함되어야 한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권의 성패가 국민의 삶에 남기는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정청래 대표와 그 지지층을 향한 불신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긴다. 강성 지지층의 환호 속에서 당대표가 정부보다 자신을 더 크게 보이게 하거나, 당내 비판을 곧바로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순간 민주진영의 확장은 멈춘다. 정치가 신념의 조직을 넘어 팬덤의 성채가 되면, 바깥의 시민은 문 앞에서 돌아선다. 민주당이 이겨야 하는 선거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내부 경연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선택이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합당이 정답일 수도 있고, 선거연대와 정책연합이 더 현실적인 길일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민주진보진영이 서로를 적으로 만드는 순간, 가장 큰 이익은 보수 수구 세력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권과 그 주변 권력의 폭주를 겪은 시민들이 다시 그 세력에게 국가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느낀다면, 민주진영의 과제는 내부의 서열 다툼이 아니라 공동의 승리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정치다. 조국혁신당과 합치자고 말하려면 당내 민주주의부터 설득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말하려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돕는 방식이 먼저여야 한다. 당원 주권을 말하려면 당원이 아닌 시민의 걱정까지 품어야 한다. 강한 대표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넓은 대표가 되는 것이다.

 

민주진보 지지자들에게도 과제가 있다. 정청래를 비판하되,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자체를 적대해서는 안 된다. 조국을 지지하되, 민주당 내부 절차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재명을 지지하되,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특정 계파의 소유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민주진영 전체보다 클 수 없고, 어떤 팬덤도 국민 전체를 대신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간단하다. 정청래의 길이 이재명 정부를 강하게 하는가.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민주진영을 넓히는가. 당대표의 결단이 시민의 불안을 줄이는가. 이 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어떤 통합론도 공허하고, 어떤 반대론도 협소하다.

 

김재규의 말처럼, 정치는 대국적으로 해야 한다. 다만 오늘의 민주진영에 필요한 대국적 정치는 누군가를 무릎 꿇리는 정치가 아니다. 서로의 상처와 불신을 인정하면서도 더 큰 패배를 막기 위해 손을 잡는 정치다. 정청래 대표가 그 길의 선두에 서려면, 먼저 자신이 민주진영의 주인이 아니라 민주진영을 맡은 임시 관리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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