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직 선거를 가볍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정청래의 수당대표 출마자들 최고위원들 확실하지 않으면 의리를 믿어서는 안 된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단순히 여론조사 수치와 방송 패널들의 해석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특히 유튜브 중심의 정치 분석은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지지층의 반응을 실제 민심으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성향의 시청자들이 반복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에서는 객관적인 선거 판세를 읽기 어렵다.
당내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선거다. 인기투표가 아니라 지역 조직과 정치적 네트워크, 핵심 당원의 결집력, 현장 설득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정치의 영역이다. 과거의 대면 조직 선거와 오늘날의 유튜브, SNS를 결합한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어느 하나라도 놓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도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핵심 당원 조직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당시 호남 현장을 집중적으로 누비며 조직을 구축했던 정청래 의원이 승리했다. 결국 조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을 움직이는 전략이었다.
조직표는 외부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 투표장에서는 매우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당시 정청래 의원은 자신이 '친명의 정통성'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며 조직과 당원의 결집을 이끌어냈다.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30%로 설정한 것 역시 단순한 제도 선택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조직과 여론의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또한 전북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 역시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지역 구도를 의식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청래 의원은 여러 차례 대선과 당내 경선을 치르며 조직 선거를 경험한 정치인이다. 조직이 언제 움직이고, 어떻게 결집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 역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노사모 활동 과정에서 제주와 부산, 광주 등을 돌며 풍물패와 함께 현장을 누비던 정청래 의원의 모습을 직접 본 기억이 있다.
그 시절부터 그는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조직을 움직이는 선거를 해왔던 정치인이었다.
그래서 지금 일부 방송에서 "여론조사만 보면 무조건 이긴다"는 식의 분석이 나오는 것을 보며 적지 않은 우려를 느낀다.
일부 정치 패널들은 온라인 여론이 곧 선거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당내 경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조직은 조용히 움직이고, 표는 마지막 순간에 드러난다. 지난 선거의 패배를 경험한 조직은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이다. 특히 당내 경선은 어떤 조직을 확보했는가보다 어떤 조직을 어떻게 설득하고 결집시키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당내에 누적된 다양한 감정이다. 정치에서 가장 강한 동력은 기대감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소외감일 수도 있다.
기대했던 역할을 맡지 못한 사람들, 자신의 헌신에 비해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 지역적으로 소외됐다고 생각하는 조직들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선거에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정서는 단순히 '왜 우리 사람은 쓰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을 넘어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호남의 표심 역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전북과 전남은 역사와 정치문화, 지역 정서와 조직 구성이 모두 다르다. 호남을 하나의 정치적 집단으로 바라보는 순간 중요한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이번 경선에서도 그 미세한 차이가 예상 밖의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는 숫자로만 하는 게임이 아니다.
여론조사, 조직, 지역 정서, 현장 설득, 후보의 경험과 전략이 한꺼번에 작동하는 종합예술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도 비관도 아니다. 보이지 않는 조직의 움직임까지 읽어내려는 냉정한 분석과 전략이다. 선거를 너무 쉽게 보는 순간, 가장 중요한 변수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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