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 ‘지원’ 넘어 삶의 구조 바꾼다…결혼·일자리·군 복무 개선 논의 본격화결혼하면 손해 보는 구조 개선…주거·자산 형성·세제 지원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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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국무총리 국정설명회 |
결혼이 불이익 되는 구조부터 손본다
정부가 청년정책의 방향을 단순한 현금 지원에서 생애 단계별 구조 개선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2026년 6월 9일 열린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는 결혼 친화형 제도 개선, 기업 지원 일자리 연계형 재정지원, 군 복무 청년 지원 방안 등 세 가지 안건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날 회의는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부처 장·차관과 여야 청년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제도적 불이익을 줄이고, 일자리와 주거, 군 복무 이후의 삶까지 연결하는 패키지형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첫 번째 안건은 이른바 ‘결혼 페널티’ 해소였다. 청년들이 결혼을 선택한 뒤 오히려 주거 지원이나 자산 형성 지원에서 불리해지는 문제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입주 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던 청년이 혼인할 경우 계약 연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버팀목 대출 연장 과정에서 소득 요건을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가산금리도 기존 0.3%포인트에서 0.15%포인트로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결혼 이후 소득이 합산되면서 정책 지원에서 탈락하거나 금융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자산 형성 분야에서도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청년 미래적금 가입을 위한 신혼부부 소득 요건을 1인 가구의 2배 수준으로 상향하고, 청년 농어업 정착 지원금과 창업 융자 지원도 부부가 각각 독립된 경영을 할 경우 혼인 후에도 중복 수혜가 가능하도록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AI 시대 청년 일자리, 기업 지원과 직접 연결
두 번째 안건은 기업 지원 재정사업을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직접 연계하는 방안이었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이 동시에 심화되는 현실을 감안해 약 27개 재정지원 사업을 개편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핵심은 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융자 지원이 실제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지방 이전 기업이나 국내 복귀 기업 등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에는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거나 정책자금 융자 이자율을 낮춰주는 방식이 검토된다.
특히 AI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 인재 육성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AI 집중 교육을 받은 청년 코치와 컨설턴트를 매칭해 파견하고,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새로운 트랙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청년에게는 AI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에는 디지털 전환 인력을 공급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 정책이다. 단순한 취업 알선이 아니라, 청년 인재가 기업 현장의 생산성 개선과 기술 전환을 직접 돕는 방식이다.
‘AI플러스’ 자격 인증 제도도 새롭게 논의됐다. 기존 전문 분야 자격증을 가진 청년이 AI 실무 교육을 이수하면 해당 자격에 AI 활용 역량을 더한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회계, 디자인, 제조, 농업, 보건 등 기존 직무에 AI 활용 능력을 결합해 청년의 직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군 복무 청년 지원, 보상과 학업권 확대가 쟁점
세 번째 안건은 군 복무 청년 지원 방안이었다. 회의에서는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청년들에게 정당한 보상과 제대 후 회복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가장 큰 쟁점은 군 복무 중 상해보험 확대 문제였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군 복무 상해보험을 전국으로 확대하거나 나라사랑카드 상해보험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국방부는 대규모 재정 투입과 민간 보험사 입찰 부담 등을 고려해 장애보상금 확대와 민간병원 진료비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민간병원 진료비 지원은 1인당 18개월간 100만 원 한도로 운영되고 있다. 회의에서는 이 한도를 확대하거나 군 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청년 병사들이 실질적인 치료와 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군 복무 중 학업권 보장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대학생 병사들이 원격 강좌를 수강할 때 부담하는 수수료 지원을 현행 80%에서 100%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또 한 학기 6학점, 연 최대 12학점으로 제한된 군 복무 중 학점 취득 기준을 복무 기간 전체 단위로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확대하는 방안도 교육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청년위원장들은 청년정책이 부처별 단편 사업으로 흩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청년의 생애 흐름에맞춰 결혼, 주거, 일자리, 군 복무, 자산 형성 정책을 패키지로 안내하고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자리 정책 역시 단순히 급여 수준만 볼 것이 아니라, 정주 여건과 기업 문화, 청년 친화적 근무환경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주거와 교통, 문화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 정착이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지적이다.
국무총리는 회의 말미에 군 내 의료 서비스 질 제고, 군 학업 운영 유연화, 신혼·신생아 특례 대출 확대 등 세 가지 과제를 후속 집중 논의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를 소규모 분과 회의에서 구체화하도록 지시하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회의 플랫폼을 정권이나 총리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청년정책이 단순한 복지성 지원을 넘어 청년의 삶 전체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혼하면 불리해지고, 군 복무 중 학업이 끊기며, AI 전환 속에서 일자리 기회를 놓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정책의 성패는 후속 실행에 달려 있다. 주거 기준 완화, AI 인재 파견, 군 의료·학점 지원 확대가 실제 예산과 제도 개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청년들이 체감하기는 어렵다. 청년정책은 이제 발표보다 집행, 구호보다 구조 개혁이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