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방산혁신클러스터 ‘안티 드론’ 특화, 핵심은 전문 인력 확보엣지 AI 결합한 저비용 방어체계 개발 본격화… 항공·AI·반도체 융합 인재 양성 시급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인천시가 ‘안티 드론’ 기술 개발에 특화한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하면서 지역 방위산업 생태계 구축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무력 충돌을 거치며 소형 무인기와 드론이 현대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은 엣지 AI 기반 안티 드론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방산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방산혁신클러스터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안티 드론은 단순한 드론 제작 기술을 넘어 항공, 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센서, 방공체계가 결합되는 복합 첨단산업이다. 지역 중소·창업기업이 이 같은 기술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인력 양성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기술연구소가 공모한 ‘방산혁신클러스터 국방첨단전략산업 신규지역’ 선정 결과, 인천은 엣지 AI 기술을 활용한 안티 드론 특화 지역으로 선정됐다. 안티 드론은 적국의 소형 무인기나 폭탄 탑재 드론을 탐지하고 추적하며, 필요할 경우 통신 교란이나 제어 무력화 등을 통해 위협을 차단하는 방어 체계를 뜻한다.
최근 국제전에서 드론의 위력은 이미 확인됐다. 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저가형 드론이 정찰과 공격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됐고, 중동 지역 군사 충돌에서도 드론은 기존 방공망에 부담을 주는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특히 이란이 중동지역 미군 기지를 향해 드론 공격을 감행했을 때, 미국이 한 발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동원해 대응하면서 방어 비용 문제가 부각됐다.
이처럼 저렴한 드론 공격에 고가의 미사일로 대응하는 방식은 군사적 효율성과 재정 부담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안티 드론 기술은 이 같은 비대칭 위협에 보다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격 수단은 작고 싸졌는데, 방어 수단은 여전히 크고 비싼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세계 방산 시장의 흐름이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안티 드론은 단순히 요격용 드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엣지 AI 기술을 결합해 적국의 무인기와 드론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탐지·분석·무력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엣지 AI는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장비 자체 또는 현장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전시 상황에서 통신망이나 서버망이 마비되더라도 드론, 방공 무기, 감시 장비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활용 가치가 크다.
따라서 인천형 안티 드론 클러스터는 드론 산업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반도체 기반 연산 장치, 고성능 센서, 실시간 통신 기술, 항공 제어 기술, 전파 교란 기술 등이 함께 결합돼야 한다. 방산혁신클러스터가 지역 제조업을 첨단 방산 산업으로 끌어올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천은 이 같은 융합형 방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일정 부분 갖추고 있다.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항공안전기술원 등 항공 분야 연구기반이 있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도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역시 방산 기술 실증과 산업화 측면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술적 기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안티 드론 분야는 항공과 AI, 반도체 기술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영역이다. 문제는 방산 연구 인력 수요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역 중소기업이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수도권 핵심 연구기관으로 인력이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지역 기업은 채용과 유지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의 한 방산 부품 기업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어렵게 채용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고, 기업 내부에서 연구개발 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학과 연구기관 등 인력 양성 기관과의 연계 없이는 특화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인천만의 고민이 아니다. 국내 첫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선정된 경남 창원에서도 중소 방산기업의 연구 인력 확보 문제는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한국국방기술학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2024년 공동으로 조사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경남 지역 방산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연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대기업의 연구 인력은 2020년 6천485명에서 2022년 7천281명으로 증가했지만, 방산중소기업의 연구 인력은 같은 기간 1천246명에서 1천279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방산혁신클러스터가 단순한 기업 지원 사업이나 연구개발 예산 투입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중소기업이 방산 분야에 진입하고 성장하려면 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 성능 검증, 판로 개척과 함께 인재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특히 안티 드론처럼 빠르게 기술이 변하는 분야에서는 현장형 연구 인력과 실증 경험을 갖춘 엔지니어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인천시가 방산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전통 제조업과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현장 인력의 재교육과 고급 인력 양성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기존 제조업 인력을 방산 부품, 항공 장비, AI 기반 제어 시스템, 반도체 응용 장비 분야로 전환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대학과 전문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산학연 연계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시장 진출 지원이다. 안티 드론 기술은 개발만으로 끝나는 분야가 아니다. 군과 공공기관의 실증, 조달시장 진입, 국내외 판로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2022년 국방용 드론 특화지역으로 방산혁신클러스터에 선정된 대전은 안티 드론을 포함한 드론 분야 기술과 제품의 판로 개척, 중소·창업기업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후발 주자인 인천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대전이나 창원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인천의 차별화 가능성은 엣지 AI와 항공·반도체 융합에 있다. 기존 군사용 드론 개발이 비행체와 임무 장비 중심이었다면, 인천은 드론을 탐지하고 방어하는 체계, 즉 대응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공항, 항만, 발전시설, 군사시설, 도시 기반시설 보호와도 연결될 수 있어 군수 분야뿐 아니라 민간 보안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도시다. 드론 위협은 군사시설뿐 아니라 공항 활주로, 물류 시설, 에너지 시설, 대형 행사장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안티 드론 기술이 고도화되면 지역 안보뿐 아니라 도시 안전과 산업 보안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인천형 방산혁신클러스터는 군사와 민간이 결합된 이중 활용 기술의 거점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안티 드론 분야가 기존 군사용 드론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만큼, 항공과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이 집약된 인천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과 결합해 인천 방산 생태계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방산혁신클러스터의 성패는 이제 유치 성공 이후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안티 드론이라는 특화 분야를 선정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인력을 공급하며, 행정이 실증과 판로를 연결하는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방산은 기술의 전쟁이지만, 그 기술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인천이 안티 드론 특화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와 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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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내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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