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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모든 책임은 저에게”…그러나 왜 국민은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나

“우연이었다”는 해명, 왜 시민들은 납득하지 못했나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겹쳐진 역사적 상징의 충돌

정용진 사과에도 커지는 분노…“진정성보다 위기관리” 비판

스타벅스 논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며 신세계 전 계열사 흔들

민주주의의 기억을 마케팅으로 소비했나…기업 감수성 도마 위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5/27 [08:16]

정용진, "모든 책임은 저에게”…그러나 왜 국민은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나

“우연이었다”는 해명, 왜 시민들은 납득하지 못했나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겹쳐진 역사적 상징의 충돌

정용진 사과에도 커지는 분노…“진정성보다 위기관리” 비판

스타벅스 논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며 신세계 전 계열사 흔들

민주주의의 기억을 마케팅으로 소비했나…기업 감수성 도마 위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5/2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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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하는 정용진 회장(사진=내외신문) AI활용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이 단순한 마케팅 사고를 넘어 한국 사회의 역사 감수성과 기업 권력의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대표 해임과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 사과라는 초강수 대응에 나섰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왜 아무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 더욱 거세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논란의 시작은 5월 18일 스타벅스 이벤트였다. ‘탱크데이’라는 행사명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등장했고, 시민사회와 온라인 공간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표현이라는 지적이었다.

 

신세계 측은 “탱크는 제품명일 뿐”이며 “책상에 탁!” 역시 기존 문구와 운율을 맞춘 광고 카피였다고 해명했다. 또 자체 조사 결과 “실무자부터 대표이사까지 누구도 역사적 연관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바로 그 대목이 오히려 국민적 분노를 자극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민주화 기억 중 하나인 5·18과 박종철 사건을 기업 내부 누구도 떠올리지 못했다는 설명은 단순 해명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감수성 부재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정용진 회장은 결국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과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더 커졌다. 시민사회와 온라인 공간에서는 “본질적 책임을 흐리는 사과”, “면피성 사과”,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정용진 회장 개인의 기존 정치적 이미지다. 그는 과거 SNS에서 ‘멸공’ 발언과 정치적 해시태그 사용으로 여러 차례 논란 중심에 섰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 역시 단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5·18의 국민적 기억을 마케팅 소재처럼 소비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스타벅스 이용 자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반면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과도한 정치 해석”이라는 반발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스타벅스는 더 이상 단순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 정치·사회적 상징 전쟁의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 움직임과 옹호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났고, 브랜드는 급속히 진영 논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핵심 소비 브랜드다. 논란 이후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마트 시가총액은 사태 이전 대비 약 8.5% 감소했고, 신세계아이앤씨는 16% 넘게 급락했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소비재 산업 특성상 정치·사회적 리스크는 곧바로 브랜드 가치와 투자 심리에 반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처럼 생활밀착형 브랜드는 소비자의 감정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정치적 이미지가 고착되면 장기적 매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에서 시민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것은 단순한 문구 하나가 아니다. 사람들은 묻고 있다. 어떻게 대한민국 최대 소비기업 중 하나가 5월 18일에 ‘탱크데이’를 열고,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가.

 

더 심각한 부분은 신세계 측 해명이 사실상 “우리는 역사적 의미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자기 고백처럼 들린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기업 문화의 문제이며, 숫자와 속도 중심 경영 속에서 사회적 기억과 민주주의의 상징들이 얼마나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용진 회장의 사과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유감 표명이나 인사 조치가 아니다. 왜 이런 사고가 가능한 조직문화가 형성됐는지, 누가 그것을 방치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세계의 대응은 “우연이었다”, “실무 실수였다”, “아무도 몰랐다”는 해명에 머물러 있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커진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기억들이 단순 마케팅 우연으로 치부되는 순간, 사과는 진심보다 위기관리 문법처럼 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 브랜드 사고를 넘어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의 기억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되묻는 사건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도 신세계그룹을 향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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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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