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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대에 한국은 왜 반대로 갔나”… 노벨경제학상 이론이 설명한 이재명 정부의 성장 전략

“재정지출 아닌 미래 설계”… R&D 투자 확대가 만든 한국형 성장 모델

긴축의 시대, 왜 한국은 반대로 갔나… 디지털 경제가 바꾼 국가 경쟁 공식

노벨경제학상 이론의 현실화… AI·반도체 투자로 성장률 끌어올린 한국 경제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5/18 [11:46]

“긴축의 시대에 한국은 왜 반대로 갔나”… 노벨경제학상 이론이 설명한 이재명 정부의 성장 전략

“재정지출 아닌 미래 설계”… R&D 투자 확대가 만든 한국형 성장 모델

긴축의 시대, 왜 한국은 반대로 갔나… 디지털 경제가 바꾼 국가 경쟁 공식

노벨경제학상 이론의 현실화… AI·반도체 투자로 성장률 끌어올린 한국 경제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5/18 [11:46]

[내외신문/전태수 기자] 전 세계 경제가 ‘긴축’이라는 단어 아래 얼어붙고 있을 때,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미국은 고금리 정책으로 소비를 억제했고, 유럽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재정 지출을 줄였으며, 일본마저 장기 완화 정책의 후유증을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균형 조정에 들어갔다.

 

세계 경제의 주요 국가들이 하나같이 “지금은 허리띠를 졸라맬 때”라고 외치는 순간, 한국 정부는 오히려 연구개발(R&D)과 미래 산업 투자 확대라는 방향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당시만 해도 보수 경제학자들과 야권은 “재정 포퓰리즘”, “국가 부채 확대”, “인위적 경기 부양”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반짝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의 조짐이라는 평가가 등장했고, 그 중심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Peter Howitt)의 이론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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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하윗 교수는 현대 내생적 성장 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의 핵심 인물    

 

피터 하윗 교수는 현대 내생적 성장 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필립 아기옹(Philippe Aghion)과 함께 1992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은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 투자에서 나온다”는 이론을 정교하게 체계화했다.

 

단순히 시장의 자연 회복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혁신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성장률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은 당시만 해도 기존 신고전파 경제학의 고정관념을 흔드는 내용이었다. 전통 경제학은 시장 효율성과 긴축 재정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다. 재정 지출은 단기 경기 부양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부채와 비효율을 낳는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윗 교수의 이론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졌다. “만약 정부의 투자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 혁신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미래 성장 엔진이 되는 것 아닌가?”

 

그 질문은 30여 년이 지난 뒤 한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AI, 반도체, 디지털 금융, 차세대 네트워크, 바이오, 문화콘텐츠 산업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대규모 R&D 투자 확대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디지털 경제를 단순한 플랫폼 산업이 아니라 국가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반 인프라로 인식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과거 제조업 시대의 경제 모델은 공장과 물류, 대규모 자본 설비가 성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에서는 데이터, 알고리즘, 네트워크, 플랫폼,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좌우한다. 다시 말해 성장의 중심축이 물리적 자산에서 지식 자산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변화는 기존 긴축 경제학의 한계를 드러낸다.

 

전통적인 긴축 정책은 산업화 시대의 경제 구조를 전제로 한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정부 지출을 줄이면 수요가 감소하고, 경제는 안정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는 다르다. AI와 데이터 산업은 초기 대규모 투자 없이는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플랫폼 산업은 선점 효과가 절대적이며, 기술 패권 경쟁은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경제에서는 “투자를 멈추는 순간 뒤처진다”는 새로운 법칙이 작동한다.

 

미국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긴축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AI 산업 투자 등을 통해 막대한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을 펼쳤다.

 

유럽 또한 그린 산업과 AI 규제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며 전략적 재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정부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반도체와 AI, 배터리 산업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즉, 세계는 겉으로는 긴축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미래 산업에 대해서만큼은 초대형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가 선택한 길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피터 하윗 교수의 직계 제자로 알려져 있다.

 

하준경 수석은 단순한 경기 부양이 아니라 “혁신 기반 성장국가” 모델을 강조해 왔다. 연구개발 투자와 디지털 산업 육성, 기술 기반 생산성 혁신이 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접근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절의 경제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과 긴축을 강조했다. 국가 채무 증가를 경계하며 정부 지출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문제는 당시 세계 경제가 이미 공급망 재편과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재정을 줄인다고 경제 체력이 살아나는 시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고 기술 경쟁력이 국가 생존과 직결된 경제 구조에서는 R&D 투자 축소가 미래 성장 잠재력 자체를 약화시킬 위험이 컸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당시 연구개발 예산 삭감 논란은 과학기술계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연구 현장에서는 “인재들이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AI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방향을 바꿨다. R&D를 비용이 아니라 전략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 디지털 경제를 단순한 IT 산업이 아니라 국가 생산성 혁신의 플랫폼으로 해석했다.

 

이 지점에서 피터 하윗 이론은 다시 조명된다.

 

하윗 교수는 경제 성장을 단순한 자본 축적이 아니라 “창조적 파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혁신의 누적 효과”로 보았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산업을 대체하고, 그 과정에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장기 성장률 자체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경제는 바로 이 ‘창조적 파괴’의 집약체다.

 

AI는 단순한 산업 하나가 아니다. 금융, 의료, 제조, 교육, 콘텐츠, 행정 등 모든 산업의 생산성 구조를 재편한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금융은 자본 이동 방식을 바꾸고, 플랫폼 경제는 유통과 소비 구조 자체를 재설계한다.

 

따라서 디지털 경제 시대의 정부 역할은 단순히 시장을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혁신 생태계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 경제학계에서는 “긴축 만능주의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는 비판도 등장한다. 고금리와 재정 축소만으로는 AI 혁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1분기 성장률 호조 역시 단순 소비 증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 투자 확대, 반도체 산업 회복, 디지털 인프라 강화, 미래 산업 중심의 정책 금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스승의 날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피터 하윗 교수에게 직접 감사를 표한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단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정책이 하나의 경제학적 철학 위에 설계되고 있다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야권이 이 부분에 대해 뚜렷한 반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실패한다”는 논리가 강했지만, 지금은 미국조차 국가 주도 AI 전략을 펼치는 시대가 됐다. 과거의 자유방임 논리만으로는 디지털 패권 경쟁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교육, 안보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국가 운영 체계다. 과거 산업화 시대가 철강과 조선, 자동차를 중심으로 국가 경쟁력을 구축했다면, 지금의 디지털 시대는 AI와 데이터, 네트워크와 플랫폼이 새로운 국력의 기준이 된다.

 

이 변화 속에서 한국은 단순히 긴축과 완화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미래 산업에는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혁신을 국가 성장률 자체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30년 전 피터 하윗 교수가 논문 속에서 제시했던 질문에 대한 하나의 현실적 답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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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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