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은 오르고 유세차는 치솟고”… 지방선거 후보들, ‘돈과의 전쟁’ 시작됐다고유가·고물가 직격탄 맞은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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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로 현수막과 차량비 폭탄 (사진=내외신문) |
[내외신문/전용현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예상치 못한 ‘비용 쇼크’에 직면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이 선거 현장까지 덮치면서, 후보들은 제한된 선거비용 안에서 선거운동을 꾸려가야 하는 현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현수막 제작비와 유세차량 대여비가 크게 오르면서 후보 캠프마다 긴축 운영에 들어갔다. 선거운동원 숫자를 줄이거나 차량 운영 기간을 단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예산 한계에 다다랐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선거비용 제한액은 금권선거를 막고 후보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인천지역 후보자별 선거비용 제한액을 공고했다. 군수·구청장 선거는 평균 1억9천500만원, 지역구 인천시의원 선거는 평균 5천900만원, 군·구의원 선거는 평균 5천2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문제는 제한액 산정 이후 물가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기름값이 뛰었고, 인쇄·광고·인건비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후보들이 실제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커졌다.
인천의 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A 후보는 “4년 전과 비교하면 현수막 제작 비용이 많게는 30% 가까이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수막 원단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과 유성 인쇄 비용 인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A 후보 측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선거운동원 숫자를 축소했다. 지난 선거에서는 동별로 3명씩 배치했던 인력을 이번에는 2명으로 줄였다. 선거운동의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제한액을 넘기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 상대적으로 선거비용 제한액이 적은 상황에서 유세차량 비용 급등이 치명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B 후보는 유세차량 운영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4년 전만 해도 수백만원 수준이면 가능했던 차량 운영 비용이 지금은 1천만원 이상까지 올랐다”며 “선거비용 제한액 평균이 5천900만원인데 차량 비용만 20% 가까이 쓰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단순히 현재 지출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 이후 회계 검증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후보들은 제한액을 ‘딱 맞춰’ 쓰기보다 일정 금액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B 후보는 “나중에 비용 산정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몇백만원 정도 여유를 두고 선거를 치른다”며 “유가와 물가, 인건비까지 동시에 올라 아직 본격적인 선거운동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정책 경쟁 이전에 ‘비용 생존 경쟁’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비용 제한 제도가 형식적으로는 공정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급격한 물가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정치 신인이나 자금력이 부족한 후보들에게는 현재의 선거 환경이 더 가혹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한된 비용 안에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지방선거 현장은 벌써부터 ‘정책 전쟁’이 아닌 ‘전(錢)쟁’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