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영종국제도시의 대표 하천 가운데 하나인 전소천 문제가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기자이면서 지역주민이기도 한 참석자들은 전소천 일부 구간에서 악취와 수질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주말마다 산을 타고 내려오면서 전소천을 보는데 물이 썩고 냄새가 난다”며 “경제자유구역 국제도시라는 곳에서 대표 하천이 방치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공사 과정에서 수문을 막아 물이 정체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공사를 위해 막을 수는 있지만 우회 수로라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대로 막아버려 물이 고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소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영종도 환경 수준의 상징”이라며 “은어가 돌아오는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정도의 강한 공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서는 LH와 경제자유구역청,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인천시, 중구청 등 여러 기관이 얽혀 있는 영종도 특유의 행정 구조 문제도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참석자들은 “구청 권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 너무 많다”며 “실질적인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협의체 운영이 형식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지금까지 실질적인 협의체가 운영된 적은 없었다”며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협의를 끌어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자유구역 기능을 영종으로 끌고 와야 한다”며 “경제청 기능 일부라도 영종 현장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 문제 역시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참석자들은 과거 지역 설문조사에서도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교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영종 주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건 교통과 집값, 교육”이라며 “교통이 해결되지 않으면 집값도, 정주 만족도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종도 특성상 공항 종사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언급됐다. 간담회에서는 “공항에서 근무하는 상주 인구가 상당한데 이들의 생활권과 출퇴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공항 배후도시 기능에 맞는 교통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도시 기반시설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자동집하시설과 크린넷 시스템의 운영 실패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분양가에 포함돼 주민 돈으로 설치된 시설인데 관리 책임은 불분명하고 제대로 운영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세종시를 비롯해 전국 신도시들이 이런 시설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며 “설치업체만 돈 벌고 주민과 지자체가 부담을 떠안는 구조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이 시설이 구청 소관인지, LH 소관인지, 경제청 소관인지조차 모호하다”며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영종도 개발 과정에서 기반시설이 계획대로 완성되지 않았고, 주민 불편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를 개발해 수익은 가져가면서 지역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LH와의 협약 구조와 유지관리 비용 부담 문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신도시 곳곳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필요하면 언론 보도와 공개 문제 제기를 통해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종 개발 과정에서 조성된 각종 발전기금 문제도 언급됐다. 참석자들은 과거 분양가에 포함된 발전기금 또는 원도심 발전기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영종에 써야 할 돈이 중구 원도심으로 가려다 주민 반발이 있었다”며 “그 돈이 지금 어디로 갔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 기금의 조성 근거와 집행 내역을 전면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행정 구조 개편 문제도 간담회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참석자들은 영종 인구 증가와 행정 수요 확대에도 기존 중구 원도심 중심 행정 체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중구청 기능 재배치와 행정기관 이전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한 참석자는 “영종은 이미 별도 도시 수준인데 행정은 과거 체계에 묶여 있다”며 “행정 구조를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후반부에는 선거 전략과 지역 정치 상황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방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주민들과 직접 만나고 현장을 다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후보가 기존 정치권과 달리 이해관계에 덜 얽혀 있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은 “영종 주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실제 현장을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원한다”고 말했다.
교육과 문화 인프라 문제도 함께 거론됐다. 국제학교와 교육 환경 개선은 주민 관심이 높은 사안으로 언급됐으며, 문화 콘텐츠를 통한 도시 브랜드 전략도 논의됐다.
특히 한 참석자는 “힙합을 축구나 야구처럼 리그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힙합 월드리그’ 구상을 영종 아레나와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OP과 공연 산업을 연계한 글로벌 문화 프로젝트 가능성도 언급됐다.
다만 교육시설과 공연시설의 연계 문제를 두고는 신중론도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은 “교육청과 협의 과정에서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며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지역 민원 수준을 넘어 영종국제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석자들은 “영종은 인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이라는 국가 핵심 인프라를 가진 도시지만 정작 주민 삶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 교통, 기반시설, 교육, 문화, 행정 체계까지 도시 운영 전반에 대한 재설계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영종도가 진정한 국제도시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