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부터 도성훈 후보, 이대형 후보, 임병구 후보
[내외신문/전태수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인 3파전 구도로 재편됐다. 도성훈 현 교육감, 임병구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이대형 경인교대 교수가 맞붙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인천 공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충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부분은 진보 진영의 분열이다.
2010년 교육감 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인천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진보 성향 후보가 둘로 갈라졌다. 반면 보수 진영은 진통 끝에 이대형 후보로 단일화를 마무리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왜 진보 진영은 끝내 단일화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흐름을 종합하면 현직 프리미엄과 교육 노선 차이, 선거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성훈 후보는 지난 8년간 추진해온 정책의 연속성과 미래교육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임병구 후보는 ‘진짜 민주진보 교육’을 내세우며 현 교육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임 후보의 공약과 메시지가 지나치게 과거형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AI 전환과 플랫폼 경제, 글로벌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사회 구조 자체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임 후보의 정책은 여전히 과거 진보교육 담론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대는 이미 AI와 콘텐츠 산업, 글로벌 플랫폼 경쟁으로 넘어갔는데 임 후보 공약은 여전히 10여년 전 혁신학교 논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학생 개개인의 미래 산업 역량이나 글로벌 경쟁력보다 기존 교육운동식 접근이 강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도성훈 후보가 보여주는 미래산업형 교육 전략과 비교되면서 임 후보의 정책은 더 구태의연하게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학교를 살린 것은 건물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도성훈의 미래형 교육 실험과 성공
도성훈 교육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교육감들과 결이 다른 미래형 교육 실험이다. 단순히 교육행정을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교육 자체를 미래 산업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대중예술고 프로젝트다. 과거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공립 실업계 학교인 인천하이텍고를 전국 최초의 공립 대중예술 특성화고로 전환한 것은 단순한 학과 개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실험이었다.
당시만 해도 공교육 안에서 K-POP, 실용음악, 퍼포먼스, 콘텐츠 산업을 본격적으로 제도권 교육과 연결하는 것은 상당히 낯선 시도였다. 그러나 도 교육감은 학교를 단순한 입시기관이 아니라 미래 산업과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바라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 시대와 플랫폼 경제 속에서 국가 경쟁력은 더 이상 암기 중심 교육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창의성, 콘텐츠 생산력, 감성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문화 이해력, 협업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K-POP 산업은 그 흐름의 상징이다. 음악만이 아니라 영상, 플랫폼, 팬덤 경제, 공연 산업,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된 초융합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를 소비하고 한국식 트레이닝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는 현상은 이미 교육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도 교육감은 이런 흐름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여 제도화하려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를 “뒤처진 공간”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전초기지”로 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대중예술고가 안착한 이후 부평 지역 대중예술중학교 설립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중·고교 연계형 문화산업 인재 생태계 구상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형 K-POP 교육 플랫폼 가능성까지 교육계 안팎에서 언급된다.
해외 학생들이 인천에서 K-POP 교육을 받고 한국 학생들과 함께 교류하며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구조다. 교육과 문화, 관광, 국제교류, 콘텐츠 산업이 연결되는 새로운 공교육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그림은 일반적인 교육감 수준에서 보기 어려운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한 학교 운영이 아니라 도시 전략과 산업 전략, 미래세대 전략까지 함께 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학교를 없앨 것인가”가 아니라 “학교의 존재 이유를 바꿀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점에서 도 교육감의 접근은 기존 교육행정과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를 살린 것은 건물이 아니라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학생이 떠나던 학교에 학생이 다시 몰리고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과정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학교’의 중요성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공교육은 과거를 지킬 것인가,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이번 인천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진보·보수 대결을 넘어 공교육의 철학 자체를 둘러싼 충돌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대형 후보는 학력 회복과 기초교육 강화를 중심으로 한 보수 교육 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도성훈 후보는 AI·문화콘텐츠·창의산업 중심 미래교육으로 방향을 확장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임병구 후보는 전통적 진보교육 담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시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AI 전환과 글로벌 플랫폼 경제, 문화산업 중심 사회로 이동하는 현실 속에서 과거식 혁신교육 프레임만 반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금 세계는 문화와 기술,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고, 미국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새로운 노동시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 역시 애니메이션과 아이돌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
이런 시대에 공교육 역시 더 이상 과거 방식만 반복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가 반복 학습을 대체하는 시대에 학교의 역할은 정답 암기가 아니라 창의성과 협업 능력, 콘텐츠 생산력, 글로벌 감각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에서 진행되는 여러 실험은 단순한 지역 교육정책이 아니라 한국 공교육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공교육이 과거를 유지하는 공간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 산업과 연결된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인가를 두고 인천 시민들이 선택하는 선거라는 해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