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떻게 얼음과 밀림에서 살아남았나추운 북극에서 고기만 먹고도 살아남은 사람들… 몸속 유전자까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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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네이쳐제공 |
“영하의 바람 속에서 살아남다” 북극 원주민이 만든 혹한의 유전자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 실린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머리 장식은 단순한 문화적 상징이 아니다. 다양한 색의 깃털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인류 이동과 유전적 혼합, 그리고 극한 환경 속 생존의 역사를 의미한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라틴아메리카 8개국 원주민 집단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약 140만 개의 새로운 유전 변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빙하기 이후 북극 인근의 혹한, 안데스의 희박한 산소, 아마존의 열대 질병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적응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류는 약 2만 년 전 얼어붙은 베링 육교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했고, 이후 남쪽으로 퍼져나가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만들어냈다.
![]() ▲ 이누이트족의 주식 물개사냥(사진=ai) |
북극권 원주민들은 지방 위주의 식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지방산 대사와 체온 유지에 유리한 유전 변이를 발전시켰고, 이는 오늘날 이누이트족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차가운 바람과 긴 겨울이 인간의 몸을 다시 설계한 셈이다.
“숨 쉬는 것조차 위험했다” 안데스 고산이 인간의 몸을 바꾸다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진화가 진행됐다.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는 산소 농도가 낮아 일반인에게 치명적인 환경이지만, 원주민들은 산소 운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응했다.
저산소 상태에서도 생존 가능한 혈액과 폐 기능 관련 유전자 변화가 축적되며 독특한 유전적 특성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티베트 고원 주민들과는 또 다른 방식의 적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반대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추위 대신 병원균과 기생충, 독성 식물이 인간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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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면역체계와 염증 반응에 관련된 유전자에서 독특한 변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부족은 말라리아와 열대성 질환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독성 식물을 분해하거나 고습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학적 특성도 발달시켰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단순히 버틴 존재가 아니라,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몸 자체를 변화시킨 존재였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140만 개의 새로운 변이” 인류의 미래 의학 지도가 다시 쓰인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과거 인류 이동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 의학과 맞춤형 치료 체계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유전체 연구는 유럽계 인구 중심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원주민 집단은 의료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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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특정 질병이나 약물 반응은 유전적 차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당뇨, 면역질환, 대사 질환 등 원주민 사회에서 자주 나타나는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맞춤형 의료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번 연구는 원주민 사회가 고립된 집단이었다는 오래된 편견도 뒤집는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지속적인 이동과 혼합, 환경 적응을 거치며 매우 역동적인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어냈다. 네이처 표지 속 화려한 깃털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얼음과 밀림, 고산과 질병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간 진화의 기록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