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vs 청라… 신도시를 둘러싼 인천시장 선거의 전면전F1 카드 꺼낸 유정복, 송도 글로벌 도시 도약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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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신도시 전경 ⓒ내외신문 |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인천의 미래 권력을 가르는 전선이 바다를 끼고 형성되고 있다. 송도와 청라. 유리처럼 반짝이는 신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단순한 도시 풍경이 아니라, 표심이 밀집된 정치의 격전지로 다시 읽히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각각 송도와 청라를 향해 전략적 행보를 본격화하며 선거판의 중심을 신도시로 끌어당기고 있다.
유정복 시장의 선택은 송도였다. 그는 1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1 인천 그랑프리’ 유치 대상지를 송도 달빛축제공원 일대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이었지만, 정치적 타이밍은 분명했다. 이달 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시장 직무가 정지되기 전, 핵심 사업을 매듭짓는 동시에 송도 민심에 강한 신호를 보내는 행보로 해석된다.
그동안 F1 유치 후보지로는 송도뿐 아니라 청라와 영종도까지 거론돼 왔다. 경쟁 구도가 형성됐던 만큼 최종 선택이 어디로 향하느냐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결과는 송도였다. 발표 직후 송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환영의 반응이 이어졌고, 이는 단순한 행정 발표 이상의 정치적 파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 시장은 송도를 선택한 이유로 도시 인프라와 접근성, 관광·숙박 여건을 강조했다. 시가지 서킷 형태로 운영이 가능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전환하는 F1 프로젝트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송도를 글로벌 도시로 재포지셔닝하려는 구상으로 읽힌다. 속도의 스포츠를 통해 도시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 ▲ 하나금융그룹 청라 조감도 |
반면 박찬대 의원은 청라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부터 이틀 연속 청라를 방문하며 경제와 산업, 문화 인프라를 아우르는 현안을 집중 점검했다.
하나금융타운 통합데이터센터와 본사 건설 현장, 스타필드 청라돔, 커넥티드카 인증평가센터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직접 둘러보며 ‘현장형 정치’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특히 박 의원의 행보는 단순한 시찰을 넘어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는 청라를 금융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대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인천형 상생 모델’을 강조했다. 또한 자신이 제시한 ‘ABC+E 전략’ 속에서 청라 스타필드 돔을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설정하며, 청라의 미래를 산업·문화 융합 도시로 재해석했다.
이러한 접근은 유 시장의 ‘이벤트 기반 도시 브랜드 전략’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한쪽이 글로벌 이벤트를 통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려 한다면,다른 한쪽은 금융과 데이터, 콘텐츠 산업을 축으로 도시의 내실을 강화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 전략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지만, 목표는 하나다. 신도시 유권자의 선택을 끌어내는 것.
송도와 청라는 단순한 주거지역이 아니다. 연수구와 서구의 핵심 인구 밀집지로, 최근 선거 결과에서도 정치적 유동성이 높게 나타난 지역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구청장을 차지했지만, 2024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국회의원 의석을 가져갔다. 한마디로 고정된 색깔이 없는 ‘스윙보터 지역’이다.
여기에 더해 두 지역은 현재 진행 중인 대형 개발 프로젝트의 밀도가 높다. 교통, 교육, 산업, 문화 인프라와 직결된 현안들이 쏟아지는 만큼 주민들의 정책 민감도도 높다. 작은 공약 하나가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정치인들에게는 매력적이면서도 까다로운 무대다.
![]() ▲ 박찬대 더불어 김봉화 |
이러한 조건 속에서 유정복 시장과 박찬대 의원의 행보는 단순한 지역 방문을 넘어선다. 그것은 도시의 미래 서사를 선점하려는 경쟁이다. 송도를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그릴 것인가, 청라를 ‘산업과 문화가 결합된 성장 플랫폼’으로 설계할 것인가. 두 후보는 서로 다른 그림을 제시하며 유권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선거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무대는 이미 세팅됐다. 유리와 철골로 이루어진 신도시의 풍경 위로, 정치의 계산과 전략이 촘촘히 얽혀 흐른다. 표심은 보이지 않지만, 그 움직임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인천의 미래를 향한 레이스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속도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