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 기후도시 포럼의 의미

-지역이 주도하는 녹색전환, 글로벌 도시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
-에너지·산업·항만, 도시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녹색 전환의 현장
-기후위기 대응의 새로운 축, 중앙이 아닌 ‘도시’에서 시작된다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4/15 [08:45]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 기후도시 포럼의 의미

-지역이 주도하는 녹색전환, 글로벌 도시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
-에너지·산업·항만, 도시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녹색 전환의 현장
-기후위기 대응의 새로운 축, 중앙이 아닌 ‘도시’에서 시작된다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6/04/15 [08:45]
본문이미지

▲ 여수 돌산대교 (이미지=픽사베이)    

 

[내외신문/전용현 기자] 전 세계 도시들이 더 이상 ‘환경 보호’라는 추상적 구호에 머물지 않고, 생존과 경쟁의 문제로서 녹색전환을 실행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년 4월, 전라남도 여수에서 개최되는 ‘세계 기후도시 포럼’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도시 단위 기후 대응의 방향성과 전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포럼은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와 전라남도, 여수시가 공동 주최하며, ‘지역이 주도하는 녹색전환’을 핵심 주제로 내세운다. 특히 2026년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과 맞물려 개최된다는 점에서, 국제 기후 거버넌스 흐름과 대한민국의 녹색전환 정책이 교차하는 접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 중심의 정책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실행 주체인 도시와 지역의 역할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동시에, 기후위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공간이다. 폭염, 홍수, 해수면 상승, 산업구조 변화 등 기후 리스크는 도시의 생존과 직결된다. 따라서 도시 단위에서의 녹색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각 도시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이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번 포럼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형별 녹색전환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지역에너지, 산업도시, 항만도시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세계 각 도시의 전환 사례가 공유된다.

 

이는 녹색전환이 단일한 해법이 아니라, 도시의 산업 구조와 지리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지역에너지 녹색전환 분야에서는 파주, 핀란드 투르쿠, 인도 티루파티가 참여한다. 이들 도시는 중앙 전력망에 의존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지역 내에서 순환시키는 구조, 즉 ‘에너지 자립 도시’ 모델이 핵심이다.

 

이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이중의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북유럽 도시 투르쿠는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설정하며, 도시 차원의 에너지 정책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산업도시 녹색전환은 보다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포항, 파리, 카오슝, 맨체스터가 참여하는 이 분야는 기존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를 어떻게 탈탄소화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직결된다.

 

본문이미지

▲ 포스터 여수시 제공    

 

철강, 석유화학, 중공업 등 고탄소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들은, 이제 산업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포항의 경우 수소 기반 철강 생산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는 도시 전반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교통 혁신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대만 카오슝과 영국 맨체스터 역시 산업 재편과 친환경 기술 도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항만도시 녹색전환은 글로벌 물류 체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인천, 일본 기타큐슈, 인도 고치가 참여하는 이 분야는 항만 운영, 해운, 물류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된다.

 

특히 항만은 에너지 소비가 크고, 국제 교역과 연결되어 있어 단일 도시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는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연료 전환, 스마트 항만 시스템 구축, 해상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과 정책이 결합된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처럼 각 도시의 사례는 단순한 성공 사례 공유를 넘어, 녹색전환의 실제 실행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 난관과 해결 방안을 동시에 드러낸다.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재정, 제도, 시민 수용성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포럼은 정책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의의는 지방정부 간 네트워크 강화에 있다. 기후위기는 국경을 넘는 문제이지만, 해결은 지역에서 시작된다. 도시 간 협력은 기술 이전, 정책 교류,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는 국제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클레이와 같은 국제 네트워크는 이러한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도시 간 연대를 통해 글로벌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이번 포럼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녹색전환 정책은 중앙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설계, 시민 참여 유도, 산업 구조 전환 등은 모두 지방정부의 역량에 달려 있다. 여수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이러한 지방정부 중심 모델을 국내에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여수라는 개최지 자체도 상징성을 갖는다. 여수는 석유화학 산업이 집적된 대표적인 산업도시이자, 동시에 해양 관광 도시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녹색전환의 과제가 얼마나 복합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며, 산업과 환경, 경제와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현실을 상징한다. 이러한 도시에서 국제 포럼이 개최된다는 점은, 전환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본문이미지

▲ 기후위기는 단순히 더워지는 문제가 아니다. 물의 순환이 뒤틀린다.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면 폭우의 강도는 높아지고, 동시에 특정 지역은 더 심각한 가뭄에 시달린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현재의 경제, 산업, 사회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도시가 있다. 이번 세계 기후도시 포럼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도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떻게 실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좌표가 된다.

 

 

도시는 이제 단순한 행정 단위를 넘어, 글로벌 기후 대응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여수에서 시작되는 이 논의가 각 도시의 정책으로, 나아가 시민의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기사 좋아요
기자 사진
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 도배방지 이미지

기후위기, 여수 관련기사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