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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윗선’은 누구인가…대북송금 사건, 권력의 그림자

-검찰 내부 라인인가, 정치 권력인가…‘윗선’ 실체 둘러싼 핵심 쟁점
-특검 “국정농단 가능성” 규정…사건 성격 둘러싼 해석 충돌
-김건희 연루설까지 번진 의혹…사실과 추정 사이의 경계선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4/12 [08:11]

박상용 ‘윗선’은 누구인가…대북송금 사건, 권력의 그림자

-검찰 내부 라인인가, 정치 권력인가…‘윗선’ 실체 둘러싼 핵심 쟁점
-특검 “국정농단 가능성” 규정…사건 성격 둘러싼 해석 충돌
-김건희 연루설까지 번진 의혹…사실과 추정 사이의 경계선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6/04/1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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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내외신문/김학영 기자]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이 다시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기업 비리나 개별 수사의 범주를 넘어, ‘누가 이 사건을 설계했는가’라는 질문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다.

 

그 중심에는 박상용 검사가 언급한 ‘윗선’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한 단어는 마치 닫혀 있던 문틈으로 새어 나온 빛처럼, 사건의 구조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박상용 검사의 발언이다. 녹취 파일에서 드러난 그의 언급은 단순한 실무 보고를 넘어, 상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 듯한 뉘앙스를 담고 있었다.

 

그는 이후 해명 과정에서 “요청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실제 발언과의 간극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의혹은 더 커졌다. 수사 실무자가 스스로 ‘흡수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장면은, 사건이 자율적 판단만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은 하나다. 과연 이 사건이 특정 검사 개인의 판단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규모였느냐는 점이다.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대선 후보이자 거대 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였다. 정치적 파장이 거대한 사건을 일선 검사 단위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밀어붙였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윗선’의 존재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구조적 필연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 조직의 보고 체계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의문은 더 구체화된다. 통상 사건은 부장, 차장, 검사장을 거쳐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를 따른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수록 보고 라인은 더 촘촘해진다. 일부에서는 대검 반부패부를 통한 직보 체계가 작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사건은 사실상 검찰 최고위층과 법무부 라인까지 공유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들은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다. 실무선의 박상용 검사에서 시작해 차장 검사, 대검 간부, 법무부 장관으로 이어지는 경로다. 이 라인은 단순한 행정적 보고를 넘어, 사건의 방향성과 강도를 조율하는 축으로 기능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의 역할을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요 사건에서 수사 기조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이 ‘윗선’이 더 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한다. 특히 2차 종합 특검이 이 사건을 ‘국정농단’ 가능성으로 규정하면서, 논의의 축은 검찰 내부를 넘어 정치 권력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정농단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직권남용과는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공식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아닌 외부 권력이 국정에 개입했을 때 사용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김건희 여사 연루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대통령이 아닌 제3의 권력이 수사나 국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은 직권남용이 아니라 국정농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 주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정황과 해석을 기반으로 한 가설의 영역에 가깝다.

 

실제로 법률적 판단 기준에서 보면, ‘누가 지시했는가’는 매우 엄격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 단순한 관계나 친분, 또는 간접적 영향력만으로는 형사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까지 연결되는 주장 역시,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실이 아닌 정치적 해석과 의혹 제기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

 

또 하나 주목되는 축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이다. 특검은 그가 국정원에 검사를 파견해 자료를 확보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감찰 권한을 넘어 수사 자료를 취득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누구의 판단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이 행위가 단순히 행정부 내부 판단이었다면 권한 남용 문제로 정리될 수 있다. 그러나 외부 권력의 영향이 있었다는 증거가 확보될 경우, 사건은 국정농단이라는 훨씬 무거운 프레임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때문에 특검 수사의 방향은 단순한 사실 확인을 넘어, 권력 구조를 해부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퍼즐 조각들에 가깝다. 녹취, 인사 흐름, 보고 체계, 그리고 일부 인물 간의 관계. 이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지시와 개입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필요하다.

 

‘윗선’이라는 단어는 짧지만, 그 안에는 권력의 층위가 켜켜이 접혀 있다. 검찰 내부의 상부인지, 정치 권력인지, 혹은 그 경계가 흐릿하게 뒤섞인 구조인지. 지금 이 사건은 그 실체를 향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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