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통행세’ 논란 격화…태광, 공정위 신고로 정면 충돌-중간 유통 구조에 가려진 이중 수수료 의혹, 19년 거래 관행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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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홈쇼핑 전경] |
이 같은 갈등은 이미 이사회에서도 표면화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홈쇼핑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한도를 기존 291억원에서 670억원으로 확대하려던 안건은 태광 측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현재 이사회는 롯데 측 5명, 태광 측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해당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결국 태광 측의 반대표가 ‘캐스팅 블록’으로 작용하며 안건은 무산됐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지배구조의 긴장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숫자로는 우세한 롯데 측이지만, 의결 구조상 태광 측의 동의 없이는 주요 의사결정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경영 전략과 내부거래 정책 전반에 지속적인 마찰이 불가피함을 시사한다.
법적 쟁점 역시 만만치 않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에 대해 정상 가격보다 유리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경우를 부당 지원행위로 규정한다. 다만 실제 위법 여부는 단순한 내부거래 존재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특정 계열사가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시장 경쟁이 왜곡될 우려가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판단한다. 거래 구조 자체보다 그 결과로 발생한 경제적 효과와 시장 영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안 역시 단순히 ‘중간 유통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이 인정되기는 어렵고, 실질적 이익 이전 여부와 시장 왜곡 가능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회사 측은 롯데백화점 입점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구조는 일반적인 유통 모델이며, 타 온라인몰의 백화점 상품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주주인 롯데쇼핑과의 거래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주주사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한 부분은 개선하겠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방어를 넘어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한국 유통 산업 전반에 내재된 ‘계열사 중심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홈쇼핑과 백화점, 온라인몰이 복합적으로 얽힌 유통 구조 속에서 수수료의 흐름과 부담이 누구에게 집중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던져지고 있다.
유통의 길목마다 작은 관문이 하나씩 놓여 있다면, 그 관문을 통과하는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이번 롯데홈쇼핑 사태는 그 질문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의 판단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19년간 유지돼 온 관행의 방향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