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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학교는 교육청, 삶은 시청?”… 인천 교육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통학·교통비부터 산업 인재까지… 끊어진 행정이 아이들의 시간을 갉아먹는다
-‘유보통합·RISE’ 시대, 협력 없이는 교육도 도시도 성장 못 한다
-차기 인천시장, 교육을 외면한 행정에서 ‘미래 설계자’로 전환해야

유향연 | 기사입력 2026/03/31 [09:14]

[6.3지방선거] “학교는 교육청, 삶은 시청?”… 인천 교육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통학·교통비부터 산업 인재까지… 끊어진 행정이 아이들의 시간을 갉아먹는다
-‘유보통합·RISE’ 시대, 협력 없이는 교육도 도시도 성장 못 한다
-차기 인천시장, 교육을 외면한 행정에서 ‘미래 설계자’로 전환해야

유향연 | 입력 : 2026/03/31 [09:14]

[내외신문/유향연 기자]인천의 교육은 교실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하루는 집에서 시작해 학교를 지나 다시 지역사회로 이어지지만, 행정은 여전히 교문을 기준으로 단절된다.

 

학교 안은 교육청, 학교 밖은 지방자치단체라는 이분법적 구조가 고착되면서 교육과 생활을 분리하는 낡은 틀이 유지되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경계는 단순한 행정 구분을 넘어 학생과 학부모의 일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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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독자 블러그 사진)    

 

인천 서구 가정동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의 사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해당 가정의 고등학생 자녀는 집 인근 학교가 아닌 가좌동 소재 학교로 배정되면서 매일 복합적인 통학을 반복하고 있다.

 

자전거로 지하철역까지 이동한 뒤 여러 정거장을 지나고, 다시 도보로 학교까지 이동하는 긴 동선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학습 시간 감소와 체력 소모로 이어진다. 학부모는 교통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교육 환경의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개인의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 전역에서 유사한 통학 불편이 반복되고 있으며, 특히 학교 배치와 교통 정책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에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명확하지만, 실행 주체는 불분명하다. 학생 교통비 지원과 같은 정책조차 인천에서는 시와 교육청 간 책임 구분이 모호한 상태다.

 

경기도의 경우 도청이 직접 사업을 주관해 청소년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는 시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예산을 부담하는 협력 구조를 구축했다. 반면 인천은 이러한 모델을 도입하지 못한 채 정책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협력 체계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해석된다.

 

과거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교육 공약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민선 5기부터 7기까지는 학력 향상, 무상교육, 교육환경 개선 등 교육 정책이 선거의 핵심 축을 형성했다. 교육은 도시 경쟁력의 기반이자 미래 전략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교육 공약은 선거 과정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시장과 교육감 간 협력 구조에 대한 비전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는 정책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 관련된 주요 현안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특히 통학 문제, 교육 인프라 격차, 지역 간 교육 기회의 불균형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교육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결과, 도시 전체의 미래 설계 역시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의 의미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복지와 학력 중심의 정책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산업과 직결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는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구조로, 지역이 직접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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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영종과 청라 일대의 항공·물류 산업, 부평과 남동산단의 제조 기반은 창업기업이 실험하고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인천은 바이오, 반도체, 항공우주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송도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 청라와 영종 지역의 미래 산업 기반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 기반이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인재 공급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내 대학과 교육기관이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를 적기에 배출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외부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은 더 이상 독립된 정책 영역이 아니다. 산업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된 ‘인재 생산 시스템’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지방정부의 역할 역시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설계자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보통합 정책 역시 협력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하는 이 정책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동시에 움직여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어느 한 축이라도 협력이 부족할 경우 정책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을교육공동체 사업과 교육발전특구 또한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학교 내부 교육을 넘어 지역사회 자산을 활용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인천은 이러한 협력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교육은 ‘누가 맡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금까지의 방식은 기관별 역할 분담에 머물러 있었다면, 앞으로는 통합적 설계가 요구된다.

 

인천시의 교육 정책은 지금까지 재정 지원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예산 투입만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재원의 규모가 아니라 활용 방식이다. 어디에, 어떻게, 어떤 목표로 사용되는지가 교육의 성과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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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라하늘대교    인천도심으로 들어오는 길이 이제는 3군데 대교가 생겼다. 무료 청라대교는 교통비를 절감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학생 교통비 문제를 예로 들면,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학교 배치, 통학 동선, 교통 인프라 개선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는 교육 정책과 도시 계획이 동시에 작동해야 가능한 영역이다.

결국 교육은 도시 구조와 직결된 문제다. 주거, 교통, 산업, 복지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교육은 특정 기관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공동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들은 교육청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미래 자산이라는 점에서, 정책 접근 방식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차기 인천시장의 역할은 분명하다. 교육을 다시 정책 중심에 놓고,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사이의 단절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협력 수준을 넘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교육은 더 이상 교실 안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경쟁력, 산업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인천이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교육의 격차는 곧 도시의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행정의 경계선 위에 놓인 교육을 다시 하나로 묶는 일. 그것이 차기 인천시장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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