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예외 직매립’, 구조적 반복 시작- 대안인가?-소각시설 정비 틈새 노린 ‘합법적 직매립’, 사실상 상시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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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매립지 쓰레기 소각 전 |
[내외신문/전용현 기자] 올해 1월 1일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출발부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제도는 금지를 선언했지만, 현장은 다시 매립으로 돌아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가 최근 의결한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은 총 16만3천316톤으로, 서울 8만2천여톤, 경기 4만5천여톤, 인천 3만5천여톤이 배정됐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직매립량의 약 31%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이지만, 문제의 본질은 감소 여부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직매립을 금지한다는 정책과, 매년 일정 물량을 다시 매립하도록 허용하는 운영 방식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정책 자체가 이중 구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번 허용의 근거는 소각시설 보수와 재난으로 인한 가동 중단 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이다. 그러나 소각시설 정비는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일정에 가깝다.
수도권 내 공공 소각시설은 최소 연 2회 정기 정비를 진행하며, 연간 50~60일가량 가동이 멈춘다.
여기에 추가 보수나 예기치 못한 정지 상황까지 감안하면 ‘예외’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는 곧 예외적 직매립이 사실상 상시적 제도로 작동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정책 문구는 ‘원칙적 금지’를 내세우지만, 실제 운영은 ‘정기적 허용’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인천·서울·경기와 정부가 참여한 4자 협의체는 직매립 금지를 추진하면서도 예외 기준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지와 허용이 동시에 설계된 구조는 시행 초기부터 정책 충돌을 내포하고 있었고, 이번 결정은 그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각시설 정비는 안전성과 운영 효율을 위해 반드시 반복되는 작업이며, 그에 따른 처리 공백 역시 매년 발생한다. 결국 정부는 매년 지자체별 직매립 허용량을 새로 설정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직매립 금지 정책은 상징적 선언으로 남고, 실제 현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생활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매립지로 유입되는 이중 체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 ▲ 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다. 1992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서울 수도권 약 2,400만 명이 배출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다. |
수도권 폐기물 처리의 또 다른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다.
현재 공공 소각시설은 인천 2곳, 서울 5곳, 경기도 26곳으로 구성돼 있지만, 대부분 포화 상태에 근접해 있다.
일부 시설이 정비에 들어가면 다른 시설이 물량을 흡수할 여유가 부족한 구조다. 서울은 신규 소각시설 확충 계획이 지연되고 있고, 경기도는 입지 선정 단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인천 역시 추가 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민 반발과 환경 갈등, 정치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여유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작은 변수에도 쉽게 균형이 무너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적 직매립은 단기적 완충장치로 기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 부담을 다시 확대할 위험을 내포한다. 직매립은 토양 오염, 침출수 문제, 온실가스 배출 등 다양한 환경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 ▲ 수도권매립지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수도권매립지 현안을 논의했다. 조성화 |
정책이 추구하는 방향은 매립 최소화와 자원순환 강화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매립이 주요 보조 수단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법은 분명하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처리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분리배출 체계 고도화, 재활용 확대, 음식물 폐기물 감축 등 수요 측면의 변화와 함께, 충분한 소각시설 확보를 통해 일부 시설이 중단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유지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쉽지 않다. 시민 참여를 이끌어야 하고, 시설 건설 과정에서는 지역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현재의 ‘예외 중심 운영’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폐기물 정책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예외를 반복하며 현상 유지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개편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폐기물은 도시가 만들어내는 필연적 결과물이지만, 처리 방식은 선택의 영역이다. 지금의 선택이 수도권의 환경과 정책 신뢰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