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TS 공연이 아쉬운 이유②-아리랑은 흘렀지만 함께 부르는 장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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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명량의 한장면 |
며칠 전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올렸다.
BTS 공연이 너무 아쉽다고.
그 글 이후로 여러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무엇이 아쉬웠냐는 것이다.
그 질문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준비하고 있는 힙합월드리그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질문의 핵심은 같다.
좋았는데 왜 아쉽냐는 것이다.
나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나의 장면을 이야기한다.
만약 내가 그 공간을 연출했다면,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나는 영화 ‘명량’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바다 위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사투를 벌이고 있고, 그 바다를 바라보는 진도 앞에는 수많은 백성들이 서 있다.
그들은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
칼을 들고 싸울 수도 없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는다.
강강수월래를 돌며, 울며, 노래하며 한 사람을 넘어 모두의 마음으로 하나의 힘을 만든다. 물론 설정일 수 있으나 그장면에서 너무나도 뭉클해서 지금도 그장면을 보면 찡하다.
나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만약 그 시대에 내가 있었다면 나 역시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전투에는 나가지 못했겠지만 강강수월래를 돌며 아리랑을 부르며 마음으로 함께 싸웠을 것이라고.
강강수월래와 아리랑은 바로 그런 것이다. 누군가가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내는 감정이다.
그래서 아리랑 장면은 달라져야 했다.
무대 위 가수만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농부, 노동자, 청년, 아이들, 그리고 한국에 와 있는 세계인들까지 아리랑과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장면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각자의 삶이 하나의 소리로 이어질 때 아리랑이 세계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이번 공연이 아쉬웠던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아리랑은 있었지만 함께 가슴을 울리는 울림이 없었다.
즉 소리는 있었지만 감정이 연결되지 않았다.
광화문이라는 공간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곳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역사와 기억이 쌓인 장소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그 공간의 서사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
뮤직비디오도 전혀 그런 장소에 대한 얘기도 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지금 BTS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더 이상 세계에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팀이 아니다.
이제는 한국의 감정을 기준으로 만들고 세계를 끌어오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다음 무대에서 필요한 것은 분명했었다.
더 화려한 연출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감정이 함께 들어가는 장면이었으면 그러면 아마도 더 많은 호평을 받았을 것이다.
아리랑이 노래가 아니라 사람이고, 그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노래는 세계의 언어가 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는 것이다.
